최룡해 “北, 관련국과 대화 원해”

입력 2013-05-23 22:35

최룡해 북한 특사가 중국을 방문했지만 23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이들 일행을 접견하지 않았다. 대신 공산당 서열 5위로 선전부문을 담당하는 정치국 상무위원 류윈산(劉雲山)이 이날 오후 인민대회당에서 이들 일행을 만났다고 국영 CCTV가 보도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최룡해 일행이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특사 자격으로 방중한 만큼 시 주석이 이들을 접견, 김 제1위원장의 친서를 받는 게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이에 대해 “중국이 비핵화를 위해 북한에 압박을 가하는 국면”이라고 분석하면서 “특사 일행이 24일 베이징을 떠나기 전 시 주석이 이들과 면담을 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 특사는 류 상무위원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 측 건의를 받아들여 관련국들과 대화하기를 바란다”고 밝혀 주목된다. 그는 “북한은 중국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다시 대화 국면을 만들기 위해 크게 노력하고 있는 점을 아주 높이 평가한다”면서 이렇게 밝혔으나 “평화를 위한 외부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밝혀 여운을 남겼다.

평화를 위한 외부 환경이란 먼저 미국이 북한에 대한 침략 의사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은 그동안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킨 책임이 미국에 있다고 되풀이해 왔다.

그가 대화 국면 전환을 위한 중국의 노력을 높게 평가한다고 언급한 것은 북한이 중국이 강력히 요구해온 6자회담 복귀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 특사가 한반도 비핵화 원칙과 6자회담 복귀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언급을 했는지는 보도되지 않았다.

최 특사는 또 “북한은 정력을 다해 경제를 발전시키고 민생을 개선하기를 원한다”며 김 제1위원장이 자신을 중국에 특사로 보낸 것은 북중 관계를 개선,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류 상무위원은 이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은 이 지역 각국의 공통 이익에 부합한다”는 중국의 일관된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가능한 한 빨리 6자회담을 재개해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자”고 또다시 촉구했다.

류 상무위원은 이와 함께 “관련국들이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의 해결 원칙을 견지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