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진드기’ 사망자 2명째… 충남 홍청·부여서도 유사환자 2명

입력 2013-05-23 21:13 수정 2013-05-23 21:18

[쿠키 사회] 국내에서 야생 진드기(작은소참진드기)로 인한 두 번째 사망자가 확인됐다. 이에 따라 SFTS 사망자는 지난해 8월 사망한 63세 강원도 여성에 이어 2명으로 늘어났다.

질병관리본부는 발열·설사 등 증상으로 입원한 지 10일 만인 지난 16일 숨진 제주 서귀포시의 강모(73)씨 혈액에서 작은소참진드기를 매개로 감염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를 검출했다고 23일 밝혔다.

과수원 및 축사를 운영하던 농장주 강씨는 지난 2일 처음 발열과 오한, 근육통을 호소했다. 6일에는 고열 및 설사 증세가 겹쳐 입원 후 항생제 처방을 받았으나 호전되지 않고 결국 16일 패혈성 쇼크로 사망했다. 강씨의 가슴과 등 부위에서는 벌레 물린 자국이 발견됐다. 강씨는 평소에도 농장 작업 중 진드기에 자주 물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충남 홍성과 부여의 77·57세 여성이 유사 증세를 호소하는 등 농촌을 중심으로 의심환자들의 신고가 잇따랐다.

한편 제주도가 54개 지역에 대해 표본 조사를 벌인 결과, 작은소참진드기가 올레길과 야영장, 오름 일대에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살충제를 긴급 살포하고 통행로 주변 풀을 제거했다. 입구 등에는 SFTS 예방수칙을 담은 안내문도 게시했다.

올레길의 경우 해안가 올레에서는 진드기가 발견되지 않은 반면 일부 산간지역 오름에서 진드기가 확인됐다. 올레 1코스인 말미오름·알오름, 2코스 대수산봉, 3코스 통오름·독자봉, 9코스 한밭길 소 목장지대, 10코스 송악산 말 목장지대, 11코스 문도지오름 부근 등 서귀포시 지역 6개 올레길 구간에서 진드기가 포집됐다.

청소년이 많이 이용하는 서귀포시 모구리야영장, 돈내코야영장 등 4개 공공 야영장을 비롯해 서귀포자연휴양림에서도 ㎡당 1∼5개체의 진드기가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명 관광지인 만장굴 주변, 노루생태관찰원, 미악산·우도봉·고근산, 머체왓 숲길, 이승악 숲길 등에서도 서식하고 있었다. 특히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목장의 경우 ㎡당 50∼200개체가 확인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보건당국은 살인 진드기라는 말이 불필요한 공포를 조장하는 만큼 작은소참진드기 혹은 야생 진드기로 불러줄 것을 당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제주=주미령 기자 ym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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