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러파이터 “한국에 2조원 투자 용의”
입력 2013-05-23 18:38
공군의 차기 전투기(F-X)사업 기종선정을 앞두고 후보 기종에 포함한 유러파이터 컨소시엄이 23일 “유러파이터가 한국의 차기 전투기로 도입될 경우 한국형 전투기(KF-X·보라매사업) 개발에 2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F-X사업은 8조3000억원을 투입해 차기 첨단 전투기 60대를 해외에서 구매하는 사업으로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이 포함된 유러파이터 컨소시엄과 F-15SE의 미국 보잉사, F-35A의 미국 록히드마틴사 등 3개사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유러파이터 컨소시엄의 제안은 지난해 차기 전투기 60대 가운데 53대를 한국에서 생산하겠다고 한 데 이은 파격이다. 아울러 전투기의 항전시스템 개발을 위한 한국의 독자적인 소프트웨어센터와 유지보수센터(MRO) 지원, 향후 개발될 한국형 전투기에 대한 수출 도움까지 약속했다.
이에 맞서 록히드마틴사는 한국의 차기 전투기로 선정될 경우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공동개발한 T-50 고등훈련기의 미국 판매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보잉사는 기종 선정 여부와 관계없이 경북 영천에 항공전자장비 유지 및 보수 정비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백윤형 방위사업청 대변인은 국방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새로운 제안들이 기종선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 대변인은 “절충교역협상과 기술협상을 마친 데 이어 가격협상도 현재 종료된 상태”라며 “6월 중 가격에 대한 최종 입찰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가격 입찰은 최소 일주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방사청은 끝나는 대로 가계약을 체결하고 기종선정위원회를 열어 평가에 들어갈 계획이다. 백 대변인은 “가격입찰이 가장 큰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방사청은 당초 지난해 10월 말로 예정됐던 기종선정이 지연됨에 따라 차기 전투기 최초 인도 시점을 2016년 12월에서 2017년 8월로 8개월 연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차기 전투기 도입 시기도 2016∼2020년에서 2017∼2021년으로 조정됐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