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안철수 입 열 때마다… 안랩株 출렁, 개미는 철렁
입력 2013-05-23 18:31 수정 2013-05-23 22:30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나머지 안랩 주식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
지난해 9월 19일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했던 약속이다. 2011년 9월 서울시장 후보직을 양보한 지 두 달 만에 지분 372만주 중 50%인 약 1500억원어치를 내놓은 데 이은 것이었다. 하지만 대선 후보를 사퇴하면서 공약은 없던 일이 됐고 최대주주인 그는 아직 186만주(1100억원대)를 보유 중이다.
문제는 안 의원의 ‘입’이 열릴 때마다 주가가 출렁인다는 점이다. 실제 여의도에 입성한 그가 지난 13일 독자세력화를 예고하자 다음달 안랩은 장중 한때 7% 이상 상승했다. 연구소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출범을 알린 22일에도 발표 1시간 전부터 주가가 치솟기 시작해 4%까지 올랐다.
대선 출마부터 후보직 사퇴, 미국행 출국, 4·24 재보선 출마, 국회의원 당선 등 안 의원의 정치일정에 따라 안랩 주가 추이도 1년 새 3만∼13만원대를 오가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때문에 최근 회사 경영진의 ‘정당한’ 스톡옵션 행사를 놓고도 뒷말이 나왔다. 안 의원의 행보에 맞춘 옵션 행사로 큰 차익을 봤다는 비판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안 의원 측의 대응을 보면 아쉬운 부분이 있다. 측근들은 “이미 경영에서 손을 뗐으니 문제가 없다”고만 되풀이한다.
주식 보유로 상임위 배정에 문제가 생겼을 때에도 안 의원은 “재보선으로 의원이 된 분 중에 전임자 상임위를 물려받은 적은 딱 한 차례뿐”이라고 했다. 주식에 대해선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향후 안 의원 지지율에 따라 개인투자자(개미)들이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그가 지분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을 하면 개미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안 의원이 젊음을 바친 회사다. 분명 여러 생각을 할 것”이라면서도 “‘몇 년 후 어떻게 하겠다’는 식의 장기적인 입장을 밝힐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당장은 특별한 계획이 없다”고 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