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전 대통령 서거 4주기 “반칙·특권 맞선 그 정신 회복하자”
입력 2013-05-23 18:09 수정 2013-05-23 18:16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4주기 추도식이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거행됐다. 김한길 대표, 전병헌 원내대표, 신경민 우원식 박혜자 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를 비롯해 문재인·김태년·김현·박남춘 의원 등 친노(親盧·친노무현)계 의원들이 대거 참석한 반면 비노(非盧·비노무현)계 의원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박원순 서울시장, 송영길 인천시장, 청와대 이정현 정무수석과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영화배우 명계남씨가 추도식 사회를 봤다. 지난 10일 민주당 지도부가 봉하마을을 방문했을 때 김 대표를 향해 “(노 전 대통령을) 부관참시하지 말라”며 독설을 퍼부었던 때와 달리 김 대표 등을 참석자로 소개하며 담담하게 진행했다.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올랐던 부엉이바위 아래 공터에 마련된 행사장엔 3000명이 모여들었다. 낮 기온이 30도 가까이 오르는 더운 날씨였지만 바람이 많이 불었다. 노 전 대통령 최측근이었던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바람이 부는 걸 보니 그분이 오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바람이 분다’는 말은 노 전 대통령을 추억하는 이들이 많이 쓰는 일종의 은어로 ‘노 전 대통령이 곁에 있는 것 같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봉하마을 곳곳에도 노란색 바람개비가 나부꼈다.
애국가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추도사, 추모 영상과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의 인사말, 추모시 낭송, 참배 순서로 진행됐다. 5·18 기념식 때 논란이 일었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때 이 수석은 같이 불렀고 최 원내대표는 따라하지 않았다.
추도식을 마친 후 김 대표는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은 요즘 말로 ‘을(乙)’을 위한 대통령의 정신”이라며 “민주당의 방향성과 그 맥을 같이한다는 것을 여기 와서 다시금 느낀다”고 말했다. 친노·주류와 비주류 간 화합이 더디다는 지적에는 “흔히 말하는 계파 갈등, 계파 안배가 사라져가고 당이 잘 통합돼 가는 중”이라고 했다.
영원한 ‘노무현 비서실장’으로 불리는 문 의원도 “노무현 정신의 가치가 여전히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목표이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온 것이고 우리는 이를 계승·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최고위원은 “대선에서 못 이겨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했다.
최 원내대표는 “노 전 대통령이 말씀했던 국민의 정치참여 확대, 특권의식 철폐, 정치개혁이 생각나고 여권도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저도 국민 통합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해=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