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자율高… 펄펄 나는 외고

입력 2013-05-23 18:07 수정 2013-05-23 22:47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한 자율형 사립고의 인기가 기대에 못 미치는 진학실적으로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들했던 외고의 인기는 이른바 ‘SKY 대학’ 진학실적에 힘입어 다시 높아졌다.

입시업체 하늘교육이 지난 6일부터 22일까지 전국 초·중학교 학부모 4652명을 대상으로 한 특목고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자율고에 대한 선호도는 지난해 41.6%에서 올해 32.9%로 떨어져 큰 하락폭(8.7% 포인트)을 보였다. 반면 지난 2011년 32.8%의 선호도를 보였던 외국어고는 지난해 28.0%로 소폭 하락했다가 올해 38.2%로 선호도가 10.2%포인트 껑충 뛰었다.

외고뿐 아니라 과학고와 국제고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과학고는 2011년 9.1%, 지난해 9.7%의 선호도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11.4%까지 상승했다. 국제고도 2011년 2.9%, 지난해 3.4%, 올해 4.5% 등 3년 연속 선호도 상승세를 보였다.

학교별 선호도를 보면 용인외고(8.8%)가 1위를 차지했고 대원외고(6.1%) 하나고(5.2%) 상산고(4.1%) 서울과고(2.8%)가 뒤를 이었다.

자율고의 인기가 떨어지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대체로 자율고가 기존 일반고와 대학 진학실적 면에서 큰 차이를 드러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올해 1기 졸업생을 배출한 자율고 19곳 중 15곳을 대상으로 SKY 대학 합격자 배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절반가량인 7곳(46.7%)에서 서울지역 일반고의 평균 SKY대 진학률(약 6%)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진학 실적으로 학부모들의 자율고에 대한 선호도가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에 따라 신입생 모집에서 지난해보다 더 어려움을 겪을 자율고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외고들이 최근 우수한 진학실적을 유지한 점은 몇 년간 시들했던 외고 부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또 올해 중학교 3학년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내년부터 내신이 절대평가로 전환됨에 따라 외고나 과고·국제고 등 특목고생들의 내신 부담이 완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편 최근 입시 비리가 불거져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국제중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선호도는 오히려 늘었다. 2011년 2.1%를 기록했던 국제중 선호도는 지난해 4.0%에 이어 올해 4.3%로 매년 상승하는 추세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