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다리 인도 여성·80세 고령 일본인, 신체·나이 딛고 에베레스트 정복
입력 2013-05-23 18:01
인생의 ‘산’을 넘는 데는 신체와 나이보다 정신이 중요한 것일까. 한 발만으로, 또 팔십의 고령에도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사람들이 감동을 주고 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21일 오전(현지시간)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은 아루니마 시나(26)는 2년 전까지만 해도 국가대표급 배구선수였다. 그러나 지갑을 훔치려는 강도를 만나 저항하다 인생이 바뀌었다. 강도와 몸싸움을 벌이다 달리던 기차에서 떨어졌고, 맞은편에서 지나가던 기차가 시나의 왼쪽 다리를 친 것이다. 시나는 왼쪽 무릎 아랫부분을 절단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땐 모든 사람들이 절 걱정했어요. 사람들이 절 불쌍하게 여기지 않도록 하려면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다리가 하나뿐인 탓에 시간도 남들보다 훨씬 오래 걸렸다. 20일 오후 6시 베이스캠프에서 출발해 다음날 오전 11시에야 정상에 도착하는 여정이었다.
일본인 미우라 요이치로씨는 80세의 노구를 이끌고 에베레스트에 올랐다. 스키 선수 출신으로 평소 강철 같은 체력을 자랑하던 그였지만, 지난 1월 부정맥 수술을 받고 아직 회복기가 끝나지 않은 터라 누구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러나 22일 새벽 2시부터 산을 오르기 시작한 미우라는 7시간 만에 등정을 끝냈다.
그의 에베레스트 등정은 이번이 세 번째다. 70세와 75세 때 정상에 오르는 데 성공했지만 간발의 차로 ‘세계 최고령’ 타이틀을 놓치자 다시 도전한 것이다. 종전 기록은 2008년 네팔 산악인이 세운 76세였다.
미우라씨는 1970년에도 에베레스트의 해발 8000m 지점에서 스키로 활강한 기록을 갖고 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