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화해조정위 세미나… 교회내 갈등관리 이렇게
입력 2013-05-23 17:38
교회 내 작은 갈등이 큰 분쟁으로 비화되는 일을 막으려면 갈등 발생 단계부터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권수영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교수는 23일 서울 연지동 여전도회관에서 열린 예장통합총회 산하 화해조정위원회(위원장 이순창 목사) 세미나에서 분쟁 예방을 위해서는 교회 내 갈등의 효율적 관리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갈등 관리의 원칙 가운데 하나로 “(갈등 사안에 대해) 회피하지 말 것”을 제안했다. ‘카리스마 리더십’의 특성이 강한 한국교회의 경우 다양한 갈등 상황에서 부교역자나 성도들이 담임목사를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문제를 덮어두거나 외면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권 교수는 “모든 분쟁 당사자들이 참여해 불만과 욕구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이 목사님께 불만이 많아요”처럼 두루뭉술하고 모호하게 이야기하기보다는 “목사님이 심방을 자주 해주셨으면 좋겠어요”처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의견을 제시하는 게 갈등 해결에 도움이 된다.
교회 내 갈등과 분쟁을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교회법의 권위를 회복하는 게 시급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법원화해조정위원으로 활동 중인 구인회(서울일심교회) 장로는 “교회 문제에 대해 그동안 ‘불간섭주의’를 표방해온 법조계의 인식이 최근 들어서는 적극적인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서서히 바뀌고 있다”면서 “교회 문제를 세상에 맡기지 않으려면 무너진 교회법의 권위를 세우는 일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교회와 목회자들이 신뢰부터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세미나는 올 초 출범한 통합총회 산하 화해조정위원회가 마련했다. 내분을 겪고 있는 산하 교회 및 성도들의 화해·치유를 돕고 화해 분위기 확산을 위해 전국 65개 노회장 및 부노회장, 노회 재판국 임원들이 초청됐다.
이순창 목사는 “최근 3년 가까이 분쟁을 겪고 있는 서울 모 교회의 소송 관련 비용이 무려 62억원에 달한다는 씁쓸한 소식을 얼마 전 접했다”면서 “분쟁 교회들의 화해와 치유를 위해 마음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박재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