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 지원 은행들] “몸집 작지만 강한 히든 챔피언으로” 은행들 자금 지원·컨설팅 팔 걷었다

입력 2013-05-23 17:20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뒤 가장 빠르게 위기에서 탈출한 국가는 독일이었다. 현재 재정위기에 시달리는 유로존의 버팀목도 독일이다.

막강한 산업경쟁력을 발판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독일의 힘은 중소기업에서 나온다. 독일은 미국,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수출대국이다. 하지만 세계 500대 기업에 들어가는 대기업은 32개에 그친다. 미국(132개), 중국(73개)과 비교하면 엄청난 격차다.

대신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독일에는 히든 챔피언으로 불리는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 1307개가 있다. 히든 챔피언은 독일의 경영학자 헤르만 시몬(Hermann Simon)이 펴낸 책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에서 비롯된 말이다.

히든 챔피언은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기업, 각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3위 또는 소속 대륙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업, 매출액이 40억 달러 이하인 기업이다. 세계시장의 지배자가 된 강소기업이다. 히든 챔피언에 속하는 기업들은 평균 60년 이상의 기업수명, 평균 매출액 4300억원, 평균 성장률 8.8%, 분야별 세계시장 점유율 33% 이상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박근혜정부에서는 저성장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한 수단으로 ‘중소기업 육성’을 내걸었다.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중소기업이 강해져야 국가 경제는 물론 개인 가계도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중소·중견기업을 글로벌 히든 챔피언으로 키우려면 정부와 금융권, 재계 등의 전방위적 지원이 필요하다. 산업연구원은 “세계적인 강소기업의 성공요인은 글로벌 혁신 역량, 글로벌 시장 확장성, 글로벌 고객 지향성을 갖추고 글로벌 시장 진입장벽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꼽았다.

금융권은 최근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의지에 발 맞춰서 자금 지원부터 경영 컨설팅까지 다양한 ‘지원사격’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강소기업으로 커나가려면 무엇보다 적절한 양분(자금) 공급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