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때 쌀수탈 상징 건축물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중
입력 2013-05-23 15:58
[쿠키 사회] 전북지역은 일제강점기 때 쌀 수탈의 중심지였다. 그만큼 당시 아픈 역사가 새겨진 건축물들이 많은데 이들이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완주군은 옛 삼례역 옆 삼례양곡창고를 개조, 다음 달 5일 ‘문화예술촌’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문을 연다. 군은 2011년부터 40억원을 들여 이 곳을 다양한 문화예술을 체험·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이 창고는 1920년대 지어져 일제강점기 전북지역에서 수탈된 쌀을 군산항에서 일본으로 실어 내기 전에 보관하던 곳이었다. 1970년대 기능이 상실됐지만 지금도 원형에 가깝게 남아있고, 내부 시설도 잘 보존돼 있다.
이 곳에는 미디어예술 갤러리를 비롯해 책 공방 북아트센터, 디자인 박물관, 목공소, 책 박물관, 야외공연무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창고의 역사와 원형을 살리는 데 세심한 노력을 했다”며 “주민과 예술인, 학생 등 다양한 계층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내실 있게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산시는 장미동 내항 일대를 근대산업유산 예술창작벨트로 묶어 새 단장을 하고 있다. 시는 105억원을 들여 옛 조선은행과 18은행, 미즈상사, 양곡창고 등 건축물 4곳을 보수해 예술공간으로 조성한다. 2009년 시작된 이 사업은 다음 달 마무리된다.
당시 쌀과 토지 수탈에 앞장섰던 조선은행과 18은행은 각각 쌀수탈전시관과 작은미술관으로 변신한다. 무역상이었던 미즈상사 건물은 북카페로, 양곡창고는 공연장으로 꾸며지고 있다.
시는 700m 인근에 근대역사경관지구를 조성하고 있으며, 주말과 휴일 관광객들을 위한 각종 공연과 이벤트를 열기로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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