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네이도 사망 91명→ 24명… 美 언론 대형오보
입력 2013-05-22 19:16 수정 2013-05-22 22:51
당초 91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던 오클라호마 토네이도 사망자 수가 24명으로 집계됐다고 오클라호마시티 검시소가 21일(현지시간) 밝혔다. 더 이상 사망자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5만6000여명의 주민이 사는 도시가 최고의 강도를 뜻하는 ‘EF5’등급의 토네이도를 정면으로 맞고도 비교적 적은 사망자 수를 유지해 눈길을 끈다. 이 강도는 히로시마에 투하한 원자폭탄의 600배나 되는 규모다.
USA투데이는 22일 토네이도에 익숙해진 이 지역 주민들의 철저한 대비가 적지 않은 목숨을 살렸다고 분석했다.
토네이도 접근이 낯설지 않은 주민들은 집이 날아갈 정도의 강풍이 와도 견딜 수 있는 대피처를 미리 만들어놓았다. 주민 잴레인 잰은 “여기 오래 살아서 토네이도에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토네이도가 접근해오자 지하실에 마련한 대피실로 들어갔다. 조너선 존슨도 토네이도 예보를 듣고 딸을 뒷마당에 만들어놓은 콘크리트 지하벙커로 피신시켰다.
토네이도 예보가 미리 이뤄진 것도 다행이었다. 주민들은 물론 수업으로 바쁜 학교 선생님들도 아이들을 대피시킬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부분 학교와 학생들이 재해를 피하는 데 성공했으나, 오클라호마시티 인근 무어의 초등학생 9명은 목숨을 잃었다.
언론의 경쟁 보도가 유례없는 대형 ‘오보참사’를 낳은 것도 이번 재해의 특징이다. 현지 언론들은 “사망자 100명도 시간문제”라며 기사를 쏟아내다 검시소 발표 후 슬그머니 입을 닫았다. 오보 행렬에는 CNN ABC CBC NBC 등 유력 언론들이 모두 동참했다.
그 사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오클라호마를 재난 지역으로 선포하고 긴급 지원을 약속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