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긴급 대책회의 ‘당혹’… 대한항공·효성 “관련없다”

입력 2013-05-22 18:45 수정 2013-05-22 22:15


뉴스타파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고 22일 발표한 이수영 OCI 회장 부부,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 부인 이영학씨, 조욱래 DSDL 회장과 장남 조현강씨는 모두 재벌 총수와 총수 일가로 분류된다.

OCI 이 회장은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을 역임하는 등 산업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꼽힌다. 이 회장의 부인 김경자씨는 서울 수송동에 위치한 OCI미술관 관장이다.

조중건 전 부회장은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의 동생으로 조양호 현 한진그룹 회장의 삼촌이다. 조양호 회장이 그룹을 책임지기 전까지 고 조 전 회장 곁에서 대한항공을 이끌어 왔다. 1997년 대한항공을 퇴사했고, 2009년 보유한 한진해운 주식 전량을 매각했다.

조욱래 회장은 효성그룹 창업자인 고 조홍제 전 회장의 삼남으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막내동생이다. 1970년대 말 조석래 회장이 효성중공업을, 차남 조양래 회장이 한국타이어를 맡을 때 삼남인 조욱래 회장은 대전피혁을 넘겨받아 독립 경영을 시작했다. 조욱래 회장은 이후 효성기계공업, 동성개발 등을 통해 그룹 확장에 나섰으나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사세가 급격히 기울었다.

뉴스타파는 오는 27일 두 번째 명단 발표 때는 대기업 임원을 포함한 정·재계 인사 20여명의 이름을 확인 작업을 거친 뒤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뉴스타파는 “해외 조세피난처에 계좌를 갖고 있는 전체 한국인이 245명으로 집계됐다”며 “앞으로 매주 한두차례 명단을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조세피난처에 유령 법인을 설립한 주체가 개인 외에 법인도 있다고 밝혀 앞으로 추가 확인 작업을 거쳐 명단이 공개될 경우 파장이 예상된다.

OCI는 이날 공식 입장 자료를 내고 “이 회장이 2006∼2008년 OCI 미국 자회사인 OCI엔터프라이즈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면서 받은 보수 100만 달러를 버진아일랜드에 있는 개인 계좌로 관리했다”고 말했다. OCI는 다만 해당 계좌가 2010년 폐쇄돼 현재는 존재하지 않으며 계좌에 있던 돈은 모두 미국 내 계좌로 이체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고가 누락됐거나 납세 사항이 있을 경우 즉시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OCI 임원들은 이 회장 부부의 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 보유 사실이 공개되자 전원 소집돼 향후 대책을 숙의하기도 했다.

대한항공, 효성은 관련 의혹에 대해 “아는 바 없으며 연관이 없기 때문에 해명할 것도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 전 부회장은 1997년 퇴사했다”며 “발표를 보면 페이퍼컴퍼니가 설립됐다는 연도는 2007년 이후인데 퇴사 이후에는 한진그룹은 물론 대한항공과 전혀 관련없다”고 말했다.

효성그룹 측은 “계열사 대표가 연루됐다면 당황했겠지만 조욱래 회장과 효성그룹은 완전히 독립돼 있다”며 “가족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만남을 가질 수 있겠지만 금전 거래나 인사 등과 관련해 엮인 게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한장희 서윤경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