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구조조정 손실 보전해야”

STX그룹 채권단이 구조조정에 따른 손실을 보전해 달라고 당국에 비공식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당국은 부적절한 요구라고 반박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22일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여러 자리에서 당국자들에게 비공식적으로 ‘STX그룹 구조조정으로 채권 금융회사에 불가피하게 손실이 발생하면 이를 보전하거나 면책해줘야 하는 게 아니냐’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홍 회장의 발언은 STX그룹 구조조정 결과에 대한 채권단의 부정적 관측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자금 지원을 독려하는 당국에 대한 항의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채권단이 올해 STX그룹과 관련해 쏟아부어야 할 돈은 신규 운영자금, 충당금 적립, 만기도래 회사채 지원 등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 회장은 최근 일부 산은 임직원에게도 이런 점을 언급하면서 “STX 때문에 힘들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국민 세금으로 기업을 살려 달라는 소리”라며 채권단의 구조조정 노력이 우선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STX의 조선·해운산업은 국가 기간산업이고 유사시 전략물자 수송 등 큰 역할을 수행한다”며 “산업은행은 정책적 목적에 따라 움직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꼬집었다.

강창욱 이경원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