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쳐서 채용한다” 獨 고용방식의 진화

입력 2013-05-22 18:28

독일의 고용방식이 진화하고 있다. 경제위기로 고통 받고 있는 스페인 청년 실업자 5000명에게 독일이 직업교육을 시켜 채용하는가 하면 자폐증 환자를 컴퓨터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로 채용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도이체벨레 등 독일 언론은 21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독일과 스페인이 앞으로 4년간 스페인 청년 5000명을 독일 기업에서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독일은 직업 교육과 관련해 2016년까지 1억4000만 유로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독일은 기업이 이른바 ‘아우스빌둥’(직업교육)을 통해 바로 고용으로 연결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독일 노동부 장관은 “우리는 청년실업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기를 원했고 이번 협약이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에는 3만3000개의 직업교육 자리가 비어 있다고 소개하면서 스페인 청년이 이 자리를 차지하고 환영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티마 바네즈 가르시아 스페인 노동부 장관도 이번 협정이 스페인 청년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은 25세 이하 청년실업률이 56%에 달할 정도로 심각하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중 그리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반면 독일은 청년 실업률이 7.6%에 불과하고 기업은 기술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한편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독일의 SAP는 자폐증이 있는 인력 수백명을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나 검사자로 채용할 계획이며 2020년까지 자폐증 인력을 전체 직원의 1%까지 확충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한국에도 진출해 있는 SAP는 전 세계에서 6만5000명을 고용하고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