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룡해, 시진핑에 ‘위기해법’ 거론할 듯… 국면전환 미지수

입력 2013-05-22 18:25 수정 2013-05-22 22:53

최룡해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조선노동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은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만큼 당연히 시진핑(習近평) 국가주석을 만나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먼저 중국에 특사를 보내려고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22일 최 총정치국장의 평양 출발 사실을 중국보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사를 통해 발표한 게 이를 방증한다는 것이다.

북·중 간 고위급 교류는 작년 11월 리젠궈(李建國) 정치국원을 단장으로 한 중국 측 대표단이 평양을 방문한 뒤 중단돼 왔다.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쌍방은 조선반도 정세 및 공통 관심사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은 변치 않는 의지로 6자회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핵 문제가 우선적으로 거론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김 제1위원장 방중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 주석은 북한의 핵 보유와 한반도 긴장 조성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이미 분명히 밝힌 만큼 이에 대해 북한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가 주목거리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킨 책임이 미국에 있다고 되풀이하면서 미국이 북한에 대한 침략의사를 먼저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 내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경우 양국 관계가 국면 전환으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주펑(朱鋒)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작년 이후 양국 간 고위급 교류가 없었기 때문에 중국이 일단 북한의 의견을 들어보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번 특사 방문이 실질적인 작용을 하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특사 방문을 계기로 북·중 관계가 개선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진찬룽(金燦榮)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중국은 북한 핵실험 이후 유엔 제재에 동참하는 등 이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며 “시 주석은 북한 핵에 반대한다고 천명한 만큼 북한이 핵무장과 경제 발전을 함께 추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한다면 긍정적인 상황 변화가 올지 낙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자오후지(趙虎吉)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는 “중국은 화가 날 대로 나 있는데 쌍방 사이에 상황을 바꿔보자고 합의가 돼서 특사가 오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