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자기파 폭탄이 더 큰 위협” WSJ 보도

입력 2013-05-22 18:17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이 핵 자체가 가진 파괴력보다 전자기파(EMP) 폭탄을 사용할 가능성 때문에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오피니언면을 통해 보도했다.

제임스 울시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핵전문가 피터 프라이 박사는 ‘북한이 미국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단 한 개의 EMP 폭탄이라도 몇 달 동안 온 미국을 암흑으로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선제타격을 주장하기까지 했다.

EMP 폭탄이란 지상에 직접 타격을 가하지는 않으나 상공에서 폭발할 경우 강력한 전자기파를 발산해 공격 대상 지역의 전력과 통신망 등을 마비시키는 무기다. 울시 국장과 프라이 박사는 “EMP 폭탄이 통신, 교통, 금융·재무 시스템, 식량과 수도 등 3억 미국인이 현대문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를 붕괴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또 “EMP는 강화방사선탄두(ERW)를 사용함으로써 더 큰 재앙이 될 수 있다”고도 밝혔다. ERW는 즉각적으로 공격 지역을 파괴할 수 있는 폭발 대신 많은 양의 방사선을 분출하도록 고안된 저위력(20㏏ 이하의 폭발력) 핵무기다. 이때 방출되는 감마선이 공격 지역 전기시스템을 무력화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그럼에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북한의 위협을 무시하고 있을 뿐 아니라 북한이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미 국방정보국(DIA)의 지난달 보고서를 묵살했다는 것이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윌리엄 페리 전 국방부 장관과 현 국방부 차관인 애슈턴 카터가 2006년부터 대포동 2호를 파괴하기 위한 선제타격을 촉구했으나 부시 전 대통령이 따르지 않았다며 선례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현재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부터 더 심각한 핵미사일 위협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울시 전 국장과 프라이 박사는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막기 위한 선제공격보다 더 긴급한 일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북한이 남극 궤도를 도는 위성을 이용해 핵폭탄이 탑재된 ICBM 한 발만 쏘면 미국엔 ‘재앙’이 일어난다는 분석이다.

현재 미국의 조기경보 레이더와 미사일 요격 시스템은 북극기지에 있기 때문에 북한이 공격할 경우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