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마운드… 두산베어스는 ‘핸드볼 팀’
입력 2013-05-22 17:49
두산 특유의 ‘끈끈한 야구’가 사라졌다. 두산은 최근 불안한 마운드 탓에 종잡을 수 없는 경기를 펼치며 대량실점을 반복하고 있다.
5월 한 달간 두산은 8승10패의 전적을 기록했다. 그나마 8승이라도 거둔 것은 팀 타율 1위(0.291), 득점 1위(225득점)를 달리는 타선 덕분이다. 이에 비해 마운드는 한 번 무너지면 밑도 끝도 없이 점수를 주고 있다.
지난 8일 SK를 10점 차 역전승의 주인공으로 우뚝 세운 두산은 12일 신생팀 NC에게 17득점의 추억을 선물한데 이어 18일엔 한화에 14득점이라는 시즌 최다 득점 기록도 선물했다. 그리고 21일에는 넥센에 15대 7로 대패하면서 감정싸움으로 인한 벤치클리어링까지 발생했다.
4월까지 3점대를 유지하던 팀 평균자책점은 5월 들어 난타를 당해 4.85까지 치솟아 전체 8위로 내려앉았다.
경기당 평균 피안타율도 0.282에 달해 많이 얻고 많이 퍼주는 비생산적인 야구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4경기를 보면 28점을 얻었지만 무려 42점을 내줬을 정도다.
현재 두산 투수진의 가장 큰 문제는 선발과 불펜의 동반 부진에 있다. 다승 공동 2위(5승), 평균자책점 1위(1.58)를 달리는 우완 더스틴 니퍼트만 제 몫을 하고 있을 뿐 노경은(1승), 김선우(2승)는 3승을 합작하는 데 그쳤다. 팀 타선이 외면한 탓에 두 투수는 잘 던지고도 2경기째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해 승수를 쌓는데 고전 중이다. 왼손 용병 개릿 올슨의 이탈로 벌어진 선발과 불펜의 붕괴 도미노는 가장 큰 고민거리다.
김진욱 감독은 기존의 선발진이 붕괴되자 김상현 등 불펜 투수를 선발로 돌리고 윤명준, 변진수, 오현택, 유희관 등 유망주들을 불펜으로 데뷔시켰다. 하지만 김상현은 체력 저하로 세 경기 선발 등판에서 5이닝도 채우지 못한 채 난타당했고, 검증되지 않은 젊은 유망주들은 부진에 빠졌다. 덕분에 경기 막판까지 끈끈하게 따라잡던 두산 특유의 팀 색깔이 사라진 상태다.
현재 답답한 상황에 놓인 두산에 희망적인 소식은 최근 불펜 투구를 끝낸 올슨이 복귀를 준비 중이고, 팔꿈치를 수술한 강속구 투수 이용찬도 1군에 합류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선발진이 새롭게 구성되는 6월 이후엔 지금의 롤러코스터 같은 경기는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