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의 스포츠 외도… 황제들의 품격인가
입력 2013-05-22 17:49
축구공을 차는 ‘테니스 황제’ 노박 조코비치(26·세르비아)와 ‘단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27·자메이카), 골프채를 휘두르는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28·미국)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50·미국). 스포츠 황제들의 ‘외도’는 팬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이들이 다른 종목에 푹 빠진 이유는 뭘까?
◇축구에 빠진 황제들=22일(이하 한국시간) 모나코의 루이스 2세 스타디움. 포뮬러1(F1) 드라이버 팀과 스포츠 스타팀 간의 자선 축구경기가 열렸다. 이 자선축구는 소아암, 아동의료연구기금 마련을 위해 매년 모나코 그랑프리 개막 전에 열린다. 이 경기에서 가장 눈길을 끈 선수는 조코비치였다. 스포츠 스타 팀 소속으로 짙은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선 조코비치는 프로 선수 못지않은 기량을 뽐냈다.
조코비치는 ‘자선 축구’로 유명하다. 지난해 7월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소외된 이웃을 돕고 스포츠를 통해 사회통합을 추구하는 레알 마드리드 재단과 ‘라파엘 나달 재단’이 공동으로 추진한 경기에 출전했다. 2011년 3월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한 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지역 프로팀을 상대로 나달(27·스페인)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함께 ‘일본 지진 피해자 돕기’ 자선 축구경기도 열었다.
볼트도 축구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100m 세계기록(9초58)을 가자고 있는 볼트는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육상 100m 우승을 차지한 뒤 인터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트의 입단 테스트를 진지하게 원하고 있다”고 밝혀 주위를 놀라게 했다. ‘팔방미인’ 볼트는 골프 마니아이기도 하다.
◇골프에 빠진 황제들=스포츠 스타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활약할 수 있는 골프에 관심이 많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 대회에서 최초로 8관왕을 차지하는 등 올림픽에서만 18개의 금메달 포함 무려 22개의 메달을 휩쓴 펠프스는 최근 “5년 전 골프를 시작했는데 점점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며 프로 골프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펠프스는 미국 골프채널 프로그램에 출연, 세계적인 스윙 코치 행크 헤이니로부터 교습을 받았다. 지난 1월 펠프스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피닉스오픈 프로암 대회에 출전해 지난해 마스터스 챔피언 버바 왓슨(미국)과 같은 조에서 라운딩을 하기도 했다. 당시 펠프스는 실수를 범해 관객들로부터 야유를 받기도 퍙다. 펠프스는 같은 달 골프용품업체 핑골프와 후원계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골프에 입문했다.
조던은 미국 팀과 인터내셔널 팀이 맞붙는 프레지던츠컵에서 미국 팀 부단장직을 맡았을 정도로 골프에 푹 빠져 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도 각별한 사이였지만 2009년 ‘섹스 스캔들’을 폭로했다는 의심을 받으면서 관계가 멀어졌다. 예전에 미국프로농구(NBA)의 최우수선수상(MVP) 수상을 마다하고 밤새 차를 몰아 1400㎞나 떨어져 있는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에서 36홀을 플레이한 일화는 유명하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