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넘어 함께하는 우리로 (21)] “세살 적 배운 나눔문화 여든까지 간다”

입력 2013-05-22 17:37


한국Y, 북 어린이돕기 거리캠페인

“내 식비의 10분의 1을, 북한 어린이와 함께”

“북한 친구들을 생각하며 음식을 남기지 않게 되었어요.” “아이스크림 사먹으라고 돈을 주셨는데 안 사먹고 저금통에 넣었어요.” “자꾸 까먹긴 하지만, 자기 전에 북한 아이들이 굶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해요.”

북한어린이돕기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광주YWCA 어린이들의 생생한 나눔 스토리다. YWCA 어린이집은 어린이들이 북한 어린이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나눔과 평화를 실천할 수 있도록 ‘나눔평화교육’과 함께 우유팩 저금통을 나눠준다. 어린이들 스스로 자발적으로 모금에 참여토록 하기 위해서다. 한국YWCA는 어릴 적 배움과 작은 실천으로부터 나눔의 문화가 이루어진다는 판단 아래 매일 밥상에서 ‘내 식비의 10분의 1을 북한 어린이와 함께’하는 기도와 모금운동을 한다. 또 가정의 달인 5월에 교회 및 전국의 26개 YWCA 어린이집과 더불어 북한 어린이와 함께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나눔으로 평화

우리 사회의 평화를 깨뜨리는 많은 문제들은 경제적인 불평등과 소유의 불공평함에서 발생한다. 끝없는 분쟁과 전쟁을 통해 우리는 희망을 제공하려는 나눔의 노력을 통한 평화 운동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종종 기아에 대해 이야기할 때 과연 세계의 모든 사람들을 먹여살릴 만한 충분한 식량이 지구상에 있는가를 질문한다. 국제식량기구(FAO) 평가에 따르면 1984년 당시 농업생산력을 기준으로 지구는 현재보다 배나 많은 인구도 먹여살릴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기아 문제는 아직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북한의 기아는 구조적 원인을 포함하는 복합적인 원인을 안고 있다. 북한의 정치적 원인이 인도적 지원 중단의 이유가 돼서는 안 된다.

북한의 식량 상황

지난해 북한은 극심한 봄 가뭄을 겪으며 심각한 식량난에 허덕였다. 다행히 올해는 기상 여건이 좋아서 농작물 작황이 지난해보다 좋아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전체 북한 주민 10명 중 1명꼴인 280만명은 식량 부족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도 어린이와 임산부는 배급 우선 대상에 포함되지만 이미 배급이 끊긴 상황이라 기댈 곳이 없다. 어린이들은 자라나면서 섭취 영양에 따라 건강과 지능, 발달능력, 생명력이 좌우된다. 그러나 지금 북한 어린이들은 대를 이은 굶주림과 질병의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북한 어린이들의 기아 상태는 기아 4단계로 아프리카 나라들과 비슷하게 심각한 수준이지만 북한 어린이들에게 지원되는 국내의 손길은 매우 미약한 편이다. 북한 어린이들은 어린이일 뿐 정치적인 대상은 아니다.

나눔 실천은 어릴 때부터

한국YWCA 북한어린이돕기운동 협력교회로 참여하고 있는 정동제일교회는 올해부터 어린이 주일을 ‘북한 어린이와 함께 하는 어린이 주일’로 선포하고, 지난 5월 5일에 전 교인이 참여하는 어린이 주일 모금을 시작했다. 송기성 담임목사는 “하나님께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보여주셨다. 그것은 당신의 뜻하신 바가 있으시기 때문이고, 더 열심히 통일을 준비해야 할 때임을 알려주시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전 교인이 기도로 마음을 모으고 있음을 강조했다. 마포성광교회는 북한의 한 아이를 한 가정이 영적으로 입양하는 운동으로 북한 어린이 분유 보내기 운동에 동참하고 있고, 궁정교회 서초신동교회 광주빛과사랑교회 반석교회 송현제일교회 우이제일교회 한양대학교회 등 많은 교회들이 협력교회로 모금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북한의 또래 친구들을 생각하며 참여하는 나눔의 실천을 통해 평화 통일을 꿈꾸며 성장해 가도록 돕는 가정의 달, 오월이 되기를 바라며, “너희의 넉넉한 것으로 그들의 부족한 것을 보충함은, 후에 그들의 넉넉한 것으로 너희의 부족한 것을 보충하여 균등하게 하려 함이라”(고후 8:14)는 성서의 가르침을 되새겨 본다.

최수산나(한국YWCA 북한어린이돕기사업단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