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뜨거운 안녕’ 시한부 환자들의 밴드 도전기… 이홍기, 아이돌 스타로 열연
입력 2013-05-22 17:04
죽음을 앞두고 세상과의 이별을 준비하는 환자들이 모인 호스피스 병동. 시한부 삶을 살아가는 이곳 사람들에게 희망이란 없다. 갖가지 사연으로 얼룩진 눈물과 한숨이 가득할 뿐이다. 영화 ‘뜨거운 안녕’(감독 남택수)은 암울한 분위기의 호스피스 병동에 사회봉사 명령을 받은 아이돌 스타가 들어오면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와 희망 찾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다.
귀여운 외모와 뛰어난 노래실력을 갖춘 아이돌 스타 충의(이홍기)는 욱하는 성질 때문에 폭행사건에 휘말린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사회봉사를 하게 된 그는 시간 때우기에 급급하다. 그런데 이곳 사람들 뭔가 수상하다. 조직폭력배 출신 뇌종양 환자 무성(마동석), 나이트클럽 알바를 뛰는 간암 말기 환자 봉식(임원희), 오늘 내일 한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꼬마 환자 하은(전민서).
이곳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픈 충의는 봉사시간을 두 배로 쳐준다는 제의에 혹해 ‘록 밴드 오디션’에 참가하려는 환자들을 돕게 된다. 까칠한 자원봉사녀 안나(백진희)가 보컬을 맡은 밴드의 이름은 ‘불사조’. 음악이라고는 접해본 적이 없는 이들은 과연 오디션에 참가할 수 있을까. 코미디로 시작한 영화는 오디션 연습 과정에서 각자의 사연을 들려주며 심금을 울린다.
아시아 스타로 거듭난 FT아일랜드의 보컬 이홍기(23)는 이번 스크린 데뷔작에서 초반엔 다소 어색하지만 갈수록 안정된 연기력을 선보였다. 극 중 노래는 물론이고 드럼, 키보드, 베이스까지 능숙하게 다루며 주인공으로서의 매력을 한껏 뽐냈다. 개성 있는 캐릭터로 웃음을 자아내는 마동석과 임원희,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눈물샘을 자극하는 아역 배우 전민서의 연기도 빛난다.
이홍기는 21일 시사회 후 간담회에서 “스크린에 데뷔하는 것이 새 앨범 내는 것보다 훨씬 떨린다. 긴장을 많이 해서 어제 잠을 못 잤다”며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못하겠다고 했다.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하면서 캐릭터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에서는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 스타로 나오는데 사실 최고는 아니다”라고 말해 폭소가 터져 나왔다.
‘뜨거운 안녕’은 12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7번방의 선물’과 콘셉트가 비슷하다. 배경이 감옥 대신 호스피스 병동으로 바뀌었을 뿐 여자 아이를 중심으로 험악한 인상의 아저씨와 ‘딸 바보’ 아빠가 등장하는, 웃음과 눈물의 ‘가족 드라마’라는 점이 닮았다. 다만 ‘뜨거운 안녕’의 특별 보너스는 평소 모습과 비슷한 이홍기의 귀여운 이미지를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다. 30일 개봉. 12세 관람가.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