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손가락 없는 김홍빈씨 세계 3위봉 등정
입력 2013-05-21 22:15
“산에서 얻은 장애를 산을 통해 극복해 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하겠습니다.”
열 손가락이 없는 장애 산악인 김홍빈(49) 대장이 또 히말라야 고봉 등정에 성공했다. 대한산악연맹은 김 대장이 현지시간 20일 오후 4시15분 히말라야 칸첸중가(8586m)에 올랐다고 21일 밝혔다. 칸첸중가는 히말라야(8848m), K2(8611m)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봉우리다. 김 대장은 19일 오후 6시 15분 마지막 휴식처인 캠프4를 출발해 22시간에 이르는 고투 끝에 정상을 밟았다.
이로써 김 대장은 장애 산악인으로는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 가운데 8개봉 등정에 성공했다.
김 대장은 28세 때인 지난 1991년 북미의 최고봉인 매킨리(6194m)를 오르다가 경험부족으로 고소증세, 탈진, 피로가 겹쳐 의식을 잃었으며 후송도중 심한 동상에 걸려 열 손가락을 잘라야 했다. 김 대장은 이런 장애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의지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도전하고 있다. 김 대장은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로 7대륙 최고봉(K2, 에베레스트, 가셔브룸 2봉, 시샤팡마, 마칼루, 다울라기리, 초오유)을 완등하는 기록도 가지고 있다. 그가 히말라야 고봉을 오르면 모두 장애 산악인으로서는 최초인 셈이다.
그는 장애인 스키 선수로도 유명하다. 김 대장은 올해 2월 장애인 동계체전 절단·기타장애 부문 알파인 스키에서 회전, 슈퍼대회전, 슈퍼복합 금메달을 획득해 3관왕에 올랐다. 손가락이 없어 스틱 없이 활주하는 김 대장은 작년에도 이 부문에서 3관왕에 등극했다.
윤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