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식품업계 1위 왜 못할까

입력 2013-05-21 22:15

대기업 계열사들이 불필요한 계열 분리로 사업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계열사마다 생산라인과 유통망을 구축하다 보니 중복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업 통합을 통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매출 규모로 식품업계 1위는 CJ제일제당이다. 지난해 업계 최초로 연간 매출 7조원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사실상 식품업계 매출 1위는 롯데다. 롯데그룹의 식품부문 계열사 매출을 모두 더해 보면 7조8000억원이다. 그러나 여러 계열사로 쪼개져 있다. 롯데제과를 비롯해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구 롯데삼강) 등 10여개다.

지난해 식품업계 순위를 보면 1위 CJ제일제당, 2위 농심, 3위 롯데칠성음료다. 이어 롯데 이름이 붙은 식품회사로는 롯데푸드가 9위를 차지했다.

롯데 측은 ‘선택과 집중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지나친 계열 분리로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식품의 경우 생산라인과 유통망을 계열사마다 구축해야 하는 만큼 이중으로 돈이 든다는 것이다.

롯데 그룹 관계자는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2009년부터 중복되는 업종, 비슷한 사업군을 기준으로 통합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상장사로서 주주들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지금도 통합 작업을 면밀히 살피며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SK도 중복사업으로 계열사간 고객 쟁탈전까지 벌이고 있다.

직장인 A씨는 SK텔레콤 고객센터로부터 기존에 쓰고 있던 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을 해지하고 SK텔레콤에서 출시한 ‘TB끼리 온가족 무료’ 상품으로 옮기라는 전화를 받았다.

‘같은 계열사가 왜 동일한 상품을 서로 유치하려고 하느냐’고 묻자 SK텔레콤 고객센터에서는 “SK텔레콤은 일정 인원이 휴대전화를 사용 중이면 인터넷을 무료로 제공하기 때문에 우리 상품을 이용하면 할인 혜택이 더 커진다”며 “우리 상품은 SK브로드밴드와 다른 상품”이라고 말했다.

SK C&C도 지난해 12월 세계 최대 온라인 지불결제기업인 페이팔과 북미지역 모바일 커머스 사업 협력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페이팔과 공동 마케팅 등 사업협력을 통해 시장을 확대하고 양사 공동으로 전자지갑 앱(APP)을 개발, 배포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미 그룹 내에서 SK플래닛이 전자 결제 솔루션을 담당하고 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