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신곡 ‘배드걸스’ 주요 음원차트 석권
입력 2013-05-21 19:11
가수 이효리(34)는 1998년 걸그룹 핑클의 멤버로 데뷔한 이후 줄곧 정상의 자리를 지켜왔다. 지난 15년간 그는 한국 대중문화를 대표하는 하나의 상징이었다. 음악과 패션, 무대에서의 퍼포먼스 등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매번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효리는 높은 인기만큼이나 구설에도 자주 오른 연예인이었다. 2010년 4월 발표된 정규 4집이 표절 논란에 휩싸인 게 대표적인 케이스다. 당시 이 음반은 수록곡 14곡 중 7곡이 표절 시비를 낳았다. 이효리는 4집 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 했다.
21일 발표된 이효리의 5집 ‘모노크롬(MONOCHROME)’은 그가 지난 3년 동안 절치부심한 끝에 만든 앨범이다. 팬들의 기다림을 증명이라도 하듯 음반 타이틀곡 ‘배드 걸스(Bad Girls)’는 공개와 동시에 멜론, Mnet 등 주요 음원 차트를 석권했다. 뮤직비디오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배드 걸스’는 그간 이효리의 곡들과는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이효리는 어쿠스틱 악기들로 담백한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노랫말에선 매사에 당당한 이효리의 모습이 연상된다. ‘독설을 날려도 빛이 나는 여자/ 어딘지 모르게 자꾸만 끌리는/ 배드 배드 배드 배드 걸스(Bad Bad Bad Bad Girls).’
사운드의 질감에서 느껴지는 변화는 음반 발표를 앞두고 지난 6일 미리 공개된 이효리의 자작곡 ‘미스코리아’에서 이미 예고됐다. ‘아날로그 사운드’를 표방한 이 곡에서 이효리는 ‘자고 나면 사라지는 그깟 봄 신기루에 매달려/ 더 이상 울고 싶지 않아’라고 노래했다.
실제로 이효리의 최근 행보를 보면 과거 톱스타 이효리가 보여준 모습과 많이 달랐다. 그는 공백기 동안 유기견 보호에 앞장섰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호소했다. 가치관에 위배되는 상업적인 광고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효리의 변신에 일단 박수를 보내는 분위기다. 서정민갑 음악평론가는 “음반엔 다양한 장르가 혼재돼 있어 음반의 전체적인 콘셉트가 약간 모호한 느낌이 있다”면서도 “음악인으로서 다양한 실험을 해봤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효리가 다양한 음악을 듣고 있다는 걸 음반을 통해 알 수 있다. 음악인으로 커 나가는 데 있어 이효리에게 징검다리 같은 앨범이 될 거 같다”고 덧붙였다.
이효리는 22일 오후 6시 케이블 채널 Mnet을 통해 방영되는 컴백쇼 ‘이효리쇼(2HYORI SHOW)’를 통해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한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