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퍼거슨은 떠나도 추억은 영원히…

입력 2013-05-21 18:44

최근 은퇴한 알렉스 퍼거슨(72)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는 ‘껌’이다. 퍼거슨 감독은 긴장을 풀기 위해 경기 내내 껌을 질겅질겅 씹었다. 오죽했으면 ‘껌거슨’이란 별명이 붙었을까. 퍼거슨 감독은 경기당 10개 정도의 껌을 씹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는 “퍼거슨 감독이 27년간 맨유를 이끌면서 씹은 껌을 늘어놓으면 올드 트래퍼드 구장을 두 바퀴 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퍼거슨 감독이 마지막 경기에서 씹었다고 주장한 껌이 온라인 경매사이트에 나와 화제다.

영국 신문인 메트로, 데일리 스타 등은 “한 맨유 팬이 온라인 경매사이트인 이베이에 퍼거슨 감독이 씹은 껌을 내놨다”고 22일(이하 한국시간) 보도했다. 이 팬은 “20일 퍼거슨 감독이 은퇴 경기를 치른 영국 웨스트브롬의 호손스 경기장 바닥에서 껌을 떼왔다”며 이 껌이 퍼거슨이 씹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목 단에 올려진 껌은 아크릴박스로 덮어 고급스럽게 포장됐으며 앞면엔 ‘알렉스 퍼거슨 경의 마지막 껌 2013.5.19’라고 표시돼 있다.

이 껌이 경매에 오르자 가격은 단숨에 200파운드(약 34만원)를 넘어서더니 무려 39만 파운드(약 6억6000만원)에 팔렸다고 메트로는 보도했다. 이 팬은 수익금을 자선기금으로 내놓겠다고 했다. 아무리 퍼거슨 감독이라고 해도 씹다 버린 껌이 경매에 오르고, 또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선뜻 수긍이 가지 않는다. 그러나 퍼거슨 감독이 영국 국민들에게 받은 사랑과 인기를 감안하면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퍼거슨 감독은 21일 잉글랜드 프로축구 1∼4부 리그 감독협회(LMA)가 선정하는 ‘올해의 감독’으로도 뽑혔다.

지난해 K리그에서는 사령탑 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2012 시즌에 참가한 16개 팀 중 시즌 중이나 후에 무려 10명의 감독이 바뀌었다. 한국 프로축구에선 퍼거슨 감독처럼 오랫동안 사랑받는 ‘국민 감독’이 언제쯤 나올까?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