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손님맞이보다 본연 임무 충실… 불미스러운 일 생기지 않도록”
입력 2013-05-21 18:40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취임 이후 재외공관장들과 첫 간담회에서 “공직자의 잘못된 행동 하나가 국민들께 큰 심려를 끼치고 국정운영에 큰 해를 끼친다는 것을 늘 마음에 새기고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을 에둘러 언급하며 처신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한 것이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앞으로 공직자들은 철저한 윤리의식으로 무장하고 근무기강을 바로 세워서 국민들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국정운영 방향 공유를 위한 재외공관장과의 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은 4대 국정기조인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평화통일기반구축을 거론한 뒤 특히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평화협력구상에 대해 세계 각국의 지지를 얻는 데 재외공관들이 주도적 역할을 해 달라”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핵무장과 경제발전 병행이라는 목표가 불가능한 환상이라는 점을 북한이 깨닫도록 해야 한다”면서도 “영·유아 등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경제부흥을 위해 외교적 지원이 강화돼야 하며, 우리나라 문화가치를 각국에서 홍보해 문화강국 코리아의 이미지를 세계인의 마음속에 심는 일에 앞장서 달라”고 했다. 이어 “새 정부는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을 국가에서 국민으로 바꾸고 국민행복을 그 중심에 두었다”며 “각 공관이 국정의 변화에 맞춰서 각국의 재외동포들과 체류 국민에게 맞춤형 현장 정책을 펼치고 우리의 새로운 외교와 정책을 세계에 알리는 첨병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그간 재외공관이 재외국민보다 본국에서 온 귀빈을 더 챙기던 일부 관행을 지적했다. 그는 “재외국민들과 동포들의 어려움을 도와주지 않으면 재외공관의 존재 이유가 없는 것”이라며 “앞으로 재외공관은 본국의 손님을 맞는 일보다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 이런 비판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동포사회의 다양한 민원들도 투철한 서비스 마인드로 최선을 다해 처리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후 유민봉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이 1시간 동안 박근혜정부의 국정비전을 설명한 데 이어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이 외교정책 특강을 했다. 간담회에는 안호영 주미대사, 권영세 주중대사, 이병기 주일대사, 위성락 주러대사를 비롯해 122명의 재외공관장이 참석했다. 주미·주중·주일 대사는 이날 공식 임명됐다. 박 대통령은 저녁에는 청와대로 공관장들을 부부동반으로 초청해 만찬을 같이하며 국가를 대표하는 외교사절로서의 헌신과 국정철학 공유를 거듭 당부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