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름에 빠진 CJ그룹 “사업도 힘든데… 수사 확대될라” 촉각
입력 2013-05-21 18:20 수정 2013-05-21 22:25
CJ그룹이 주력사업 고전으로 비상경영지침을 내린 데 이어 검찰의 비자금 수사라는 이중고까지 겹치면서 시름에 빠졌다.
CJ그룹은 지난 19일 CJ제일제당 등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악화 등을 이유로 경비 절감 등을 담은 비상경영지침을 계열사로 내려 보냈다.
그룹 매출의 3분의 1을 담당하는 CJ제일제당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 줄었다. 분말카레 사업을 접었고 제일제당의 종잣돈 역할을 하던 바이오 사업도 중국 기업의 잇따른 시장 진출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사업 전망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외식업을 하고 있는 CJ푸드빌과 식자재 유통업체인 CJ프레시웨이 등도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등 각종 규제에 막혀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21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CJ그룹 본사와 쌍림동 제일제당센터, 장충동 경영연구소, 임직원 자택에 검사와 수사관 수십 명이 들이닥쳤다.
수사관들은 재무팀을 집중적으로 검색했다. CJ그룹의 경우 12∼15층, 제일제당은 18층에 재무팀이 있다. 이재현 그룹 회장의 사무실이 있는 제일제당 20층도 수사관의 조사 대상이 됐다.
그룹과 계열사는 평상시와 다름없이 일상 업무를 이어갔지만 내부에선 검찰 조사가 계열사 전체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검찰 수사가 이 회장을 겨눈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CJ그룹 관계자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비자금 관련 수사를 받았지만 늘 혐의 없이 끝났었다”면서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재계도 CJ그룹 수사 향배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수사가 박근혜정부의 재계 길들이기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중수부 파일에 CJ 그룹 외에도 몇 군데 더 있다’ ‘6월부터 검찰이 바빠질 것’이라는 검찰 관련 소문이 심심치 않게 돌았었다”면서 “이번 CJ그룹 압수수색이 재벌가 자금흐름에 대한 수사의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