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진드기 사망 국내 첫 확인

입력 2013-05-21 18:16

국내에서 살인 진드기로 인한 사망자가 최초로 확인됐다. 살인 진드기가 매개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된 것도 처음이다.

질병관리본부 김영택 감염병관리과장은 “지난해 8월 원인을 알 수 없는 열병으로 사망한 강원도 거주 63세 여성 환자 A씨로부터 채취한 시료를 분석해 SFTS 바이러스를 분리해냈다”고 21일 밝혔다. 작은소참진드기라고 불리는 매개체가 퍼뜨리는 이 바이러스는 유전자 분석 결과 중국 것과 유사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3일 발열과 설사증세 등으로 병원에 입원한 뒤 10일 의식 저하로 서울대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이틀 뒤인 12일 사망했다. 환자는 발병 보름쯤 전 텃밭에서 작업을 하다 벌레에 물린 것으로 추정됐다. 목 뒤에서는 벌레 물린 자국이 발견됐다. 당시 서울대병원 측은 쓰쓰가무시병, 말라리아 등을 의심했으나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와 사망 원인을 밝히지 못했다. 병원 측은 중국, 일본에서 SFTS 감염 사례가 보고된 뒤 A씨의 시료를 분석해 바이러스를 분리해냈다.

A씨 이외에 2009∼2012년 발병 사례 4건은 SFTS가 아닌 것으로 판정됐다. 질병관리본부는 또 지난 4월 이후 의료기관에서 신고한 의심사례 5건 중 제주의 농장주(73·사망)는 감염 가능성이 높아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총 10건의 신고사례 중 1건은 확진, 1건 진행, 나머지 8건은 음성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김 과장은 “매개 진드기와 SFTS 바이러스 모두 오래 전부터 한반도에 있던 것으로 최근 유입됐거나 급증했다는 증거는 없다”며 “야외 활동할 때 긴팔과 긴바지를 입어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한다면 특별히 공포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