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러 FTA 5년 만에 재추진… ‘新 북방정책’ 시동

입력 2013-05-21 18:14

정부가 5년 만에 러시아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재개키로 하는 등 ‘신 북방정책’에 시동을 걸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러시아가 우리에게 주는 새로운 기회를 잘 살려 경제협력뿐 아니라 정치·외교 관계 강화를 포함한 새로운 북방정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러시아의 풍부한 자원과 투자 확대 정책에 주목하고 있다. 현 부총리는 “러시아는 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계기로 유라시아 지역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발돋움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을 기초로 극동·시베리아 지역을 개발하고 아시아·태평양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신 동방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러시아 시장을 공략할 카드로 한·러 FTA를 선택했다. 한국과 러시아는 2008년 2차례에 걸쳐 FTA 체결을 논의했지만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한국의 공산품과 러시아의 원자재를 맞바꾸는 교역구조에 러시아가 미온적인 입장을 보여서다. 정부는 최근 러시아가 베트남 등 아·태 국가들과의 교역을 늘리는 움직임에 주목하고 한·러 FTA 체결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또 정부는 극동·시베리아 지역에 우리 기업의 투자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지역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도로나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 수요가 늘 것이라는 판단이다. 양국 간 경협 방안은 오는 7월초로 예정된 한·러 경제과학기술 공동위원회와 9월초 개최될 양국 정상회담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세종=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