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에 철저한 성경적 삶·사랑의 삶 본받자”
입력 2013-05-21 18:06
전남 신안 일대 100여 교회 설립한 문준경 전도사 순교기념관 증도면에 개관
전남 신안군 일대에 100여개 교회를 설립하고 1950년 북한군에 의해 순교한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고(故) 문준경 전도사(1891∼1950) 순교기념관이 21일 오후 전남 신안군 증도면에서 개관했다. 이날 봉헌·개관예배에는 박현모 기성 총회장과 추진위원장 이재완 목사, 건축위원장 박성철 장로 등 총회 관계자와 전국의 기성 목회자 및 성도 1000여명이 참석했다.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세워진 순교기념관은 회색빛 대리석과 파란색 창문으로 지어져 증도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6654㎡(2031평) 대지 위에 기념관과 숙소동 등 2동의 건물로 건축됐으며, 지상 3층의 기념관에는 전시관과 사무실, 대예배실 및 세미나실이 마련돼 150∼200명이 한자리에서 영성훈련을 할 수 있다. 지하 1층, 지상 2층의 생활관은 100∼120명이 숙식할 수 있게 설계됐다.
기념관 입구에는 검소한 한복 차림으로 왼손에 성경을 들고 정면을 응시한 문준경 전도사의 동상이 세워져 있었다. 동상 뒤로 단아한 모양의 검은색 십자가가 걸려 있으며 1∼2층 전시관에는 문 전도사의 일대기와 사역을 정리한 설명문과 순교와 관련한 영상물 및 조형물 등이 전시돼 있었다.
박현모 총회장은 ‘사중복음 영성의 성지’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문준경 전도사는 주기철 손양원 목사와 함께 한국 개신교 3대 순교자 중 한 명”이라고 소개하며 “문 전도사의 삶은 사중복음 영성을 교과서적으로 보여줬다”고 전했다. 박 총회장은 “우리는 문 전도사로부터 복음에 철저한 성경적 삶, 사랑을 실천한 삶, 죽음을 불사한 전도의 삶을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축위원장 박성철 장로는 인사말에서 “무엇보다 먼저 세워져야 했던 순교기념관 건축이 다소 늦어져 대단히 죄송하다”며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리며, 순교기념관이 세워지기까지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 장로는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자녀들이기 때문에 이 땅에 있는 동안 문 전도사처럼 정직하고 바르게 살아간다면 분명히 새로운 시대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1891년 전남 신안 수곡리에서 태어난 문 전도사는 1927년 목포에서 전도를 받고 복음을 영접했다. 이후 목포 북교동교회에 출석해 이성봉 목사를 만나 전도자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청강생으로 들어갔던 경성성서학원(현 서울신학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한 그녀는 졸업 후, 고향으로 돌아와 고향 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생전 문 전도사를 알던 주민들은 “보통 사람들이 고무신 한 켤레를 쓸 동안, 문 전도사님은 아홉 켤레를 쓸 정도로 섬 지역 곳곳을 다니며 예수님의 사랑을 전했다”고 증언했다.
문 전도사는 1932년 진리교회, 1933년 증동리교회를 개척한 뒤, 증동리교회에서 사역하며 신안군 14개 읍·면을 다니며 18년간 사역했다. 이 기간 문 전도사의 사역으로 세워진 기성 교회가 100여개에 이른다. 문 전도사는 한국전쟁이 진행 중이던 1950년 순교했다.
신안=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