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차단제, 어떤 걸 고르지?
입력 2013-05-21 17:26
햇볕과의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되는 때다. 주름과 기미 잡티가 걱정이라면 지금부터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서야 한다. ‘봄볕에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볕에 딸 내보낸다’는 속담이 있을 만큼 봄볕은 따갑다. 실제로 최근 기상청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충남 태안군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센터에서 자외선A를 관측한 결과 5, 6월이 연중 최고치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외선A는 기미와 잡티의 원인인 멜라닌 색소를 침착시키고, 광노화로 주름살이 생기게 한다.
햇볕과의 전투에서 가장 믿을 만한 장수는 역시 자외선차단제다. 자외선차단제가 기초화장품의 하나로 자리 잡으면서 새로운 기능을 갖춘 다양한 제형의 제품들이 선보이고 있어 피부상태, 취향, 상황 등에 따라 골라 쓸 수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자외선차단제는 자외선을 흡수해서 화학반응을 통해 여과시키는 화학적 차단제와 자외선을 반사, 산란시켜 피부에 흡수되지 않게 하는 물리적 차단제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이지함 피부과 이유득 원장은 “PABA 유도체와 신나메이트(Cinnamate) 유도체, 살리실산 유도체, 옥시벤존, 벤조페논 등이 주성분인 화학적 차단제는 피부에 잘 스며들어 착용감이 좋긴 해도 접촉피부염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반면 자외선을 반사시키는 성질을 가진 아연산화물, 티타늄이산화물, 철산화물, 마그네슘산화물 등이 주성분인 물리적 차단제는 불투명하고 사용감은 무겁지만 자외선 차단효과가 뛰어나고 피부 트러블이 적다. 피부가 예민하다면 물리적 차단제를, 바르면 얼굴이 하얗게 변하는 백탁현상이나 무거운 사용감이 싫다면 화학적 차단제를 선택하면 된다.
‘라네즈’ 마케팅 사업부 김소연 브랜드 매니저는 “피부 타입에 맞는 제형을 선택하면 자외선 차단은 물론 피부 관리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고 귀띔했다. 건성 피부라면 수분 함유량이 풍부한 로션 타입의 촉촉한 제품이 좋다. 지성 피부는 유분기를 잡는 파우더 타입 제형이 제격이다. 땀이 많이 난다면 수시로 덧발라야 효과를 누릴 수 있으므로 스프레이 타입이 안성맞춤이다. 스프레이 타입을 사용할 때는 상하로 충분히 흔들어 준 다음 원하는 부위에서 20㎝ 정도 거리를 두고 미스트를 뿌리듯 둥글게 또는 상하좌우로 움직이며 분사시켜줘야 뭉치지 않는다.
홈쇼핑 히트 브랜드 ‘HMJ코리아’ 마케팅팀 이연정 대리는 “보습 미백 등 스킨케어 기능까지 갖춘 자외선차단제도 많이 나와 있다”고 말했다. 평소 뽀얗고 잡티 없는 피부를 위해 미백에 신경을 쓴다면 미백 기능을 갖춘 제품이 도움이 된다. 햇빛에 노출되면 열이 쉽게 오르는 피부라면 쿨링 효과가 있는 제품을 수시로 덧바르면 피부의 열을 떨어뜨려 상쾌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아티스트리 마케팅팀 안세진 차장은 “남성들은 잦은 야외 활동에도 불구하고 백탁현상 등의 불편함 때문에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지 않아 한여름이 지나고 나면 피부가 눈에 띄게 거칠어지는 남성들이 많다”면서 백탁현상과 유분감을 줄인 제품들이 많으므로 남성들도 꼭 챙겨 바르라고 권했다.
제형이나 특수 기능에 관계없이 자외선차단제를 구입할 때 꼭 살펴야 하는 것이 차단지수와 방수 기능 여부. 자외선차단제의 SPF는 자외선 B, PA는 자외선 A를 차단하는 정도를 나타낸다. 자연주의 화장품 ‘아이소이’ 이진민 대표는 “SPF 수치가 높은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한다고 해서 피부가 자외선으로부터 안전하지는 않다”면서 SPF 지수와 상관없이 외출 시에는 자주 발라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PF 지수가 15인 제품의 햇볕 차단 능력은 93.3%, 차단 지수가 40인 제품은 97.5%로 햇볕 차단 능력 차이가 4.2%밖에 나지 않아 지수가 높다고 해서 안심해선 안 된다는 것. 이 대표는 ‘PA 지수는 일상생활에서도 ++ 등급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유득 원장은 “땀이나 물에 잘 지워지지 않는 방수 기능을 갖추지 않은 자외선차단제는 땀이 흐르면 지워져 지속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물놀이 할 때는 물론 평소에도 워터 프루프 제품을 사용하라고 당부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