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한우브랜드 통합 사업 추진 6년만에 잠정중단
입력 2013-05-20 21:45
강원도가 한우브랜드 통합사업을 6년째 추진하다가 잠정 중단키로 해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0일 도에 따르면 2008년부터 하이록, 늘푸름, 횡성한우, 치악산한우, 한우령, 대관령한우 등 도내 6개 한우 브랜드를 가칭 ‘강원도 한우’로 통합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으나 이를 잠정 유보하기로 했다.
도는 그동안 이들 브랜드를 하나로 통합해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사업을 추진했다. 개별 브랜드가 국내 수요물량을 충족하기에는 부족하고, 브랜드 난립으로 소비자의 혼선을 초래하며, 개별 브랜드 마케팅으로 투자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도는 브랜드 통합 이후 가칭 ‘강원도 한우’를 메인 브랜드로, 6개 한우 브랜드를 보조 브랜드로 사용할 계획이었다. 또 한우개량과 생산, 비육, 공급 등을 단일 체계로 묶고 송아지의 안정적인 자체공급을 위한 12개 목장 조성, 한우 먹거리타운 조성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도내 축산농가들이 사업 초기부터 ‘득보다 실이 많은 탁상행정’이라며 반발, 브랜드 통합 사업은 6년째 답보상태였다.
횡성축협 관계자는 “각 브랜드별로 한우를 키우는 방법이 달라 단일화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공산품의 경우 매뉴얼에 의해 동일 제품을 생산할 수 있지만 생물인 한우는 공산품과 같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행정기관이 실현 불가능한 정책을 만들고 농가가 따라오길 바랐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평창영월정선축협 관계자는 “로컬 브랜드를 통합 브랜드로 묶어 유통시킬 경우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면서 “통합 브랜드가 농가에 도움이 될 것인지 의구심이 들어 통합에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로컬 브랜드로는 대형유통업체 등지에 납품하는데 한계가 있어 단일 브랜드로의 통합을 시도했던 것”이라며 “하지만 도내 한우의 개별 브랜드 파워가 너무 강해 브랜드를 통합할 경우 경쟁력이 오히려 약화될 것으로 판단돼 잠정 유보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축협 간 협의를 통해 필요시 통합해 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덧붙였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