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한강의 기적 이루면 기뻐하실 것”… 박 대통령, 남덕우 前 총리 빈소 찾아

입력 2013-05-20 20:34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고(故) 남덕우 전 국무총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했다. 선친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부터 대를 이어 인연을 맺었던 남 전 총리에 대해 박 대통령은 “나라의 큰어른이 이렇게 떠나시니 허전하다”며 각별한 마음을 나타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직후 빈소가 마련된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 박 대통령은 유족과 10분쯤 대화를 나누면서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하신 총리님이고, 또 5000년 가난을 벗었다고 그러는데 남기신 발자취가 너무 크다”고 평가하면서 “또 한번 ‘제2의 한강의 기적’을 곧 이루겠다 마음먹고 최선을 다하겠다. 그래야 (남 전 총리도) 하늘나라에서 기뻐하지 않겠는가”라고 위로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우리가 이제 나라를 더 발전시키고 국민행복을 위해 노력함으로써 허전한 마음을 딛고 나아가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경제를 살리고 5000년 가난을 벗어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하셨다는 생각을 하며 큰 위로를 받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조문록에 ‘조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일생을 바치신 총리님의 영전에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라고 적었다.

1969년 박 전 대통령에 의해 발탁돼 재무부 장관으로 활동했던 남 전 총리는 경제계 1세대 원로로 꼽힌다. 17대 대선 기간이었던 2007년에는 ‘박근혜 캠프’에 합류해 경제자문단의 좌장 역할을 맡았다. 당시 경제자문단 출신들이 나중에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 국가미래연구원에 합류해 지난 대선에서 경제 공약을 설계했다. 또 남 전 총리는 박 대통령이 국회의원이던 시절 후원회장을 맡기도 했다. 조문에는 허태열 비서실장과 박흥렬 경호실장, 이정현 정무수석, 조원동 경제수석, 주철기 외교안보 수석, 김행 대변인이 동행했다.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 등과 함께 조문을 마친 이 전 대통령은 장례위원장인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 이홍구 전 총리를 비롯한 정·재계 인사들과 한자리에 앉아 “남 전 총리가 돌아가시니 그 시절(1970년대) 생각이 많이 난다. 그때는 우리나라가 참 역동적이고 신나게 일할 때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1차 오일쇼크로 달러가 부족해 국가 위기까지 간 상황에서 남 전 총리 주도로 중동 건설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며 “그때 갑자기 수주 금액이 늘어 남 전 총리가 은행 보증 문제로 장관들과 대책회의를 자주 했다”고 떠올렸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