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도부 ‘친박 체제’ 갖췄다
입력 2013-05-20 18:30
새누리당 신임 사무총장에 친박(親朴·친박근혜) 홍문종(3선·경기 의정부을) 의원이 임명됐다. 최경환 원내대표에 이어 사무총장까지 당 핵심요직을 ‘원박’(元朴·원조친박) 인사가 맡게 되면서 당 지도부는 명실상부한 친박 친정 체제를 갖추게 됐다.
새누리당은 20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홍 사무총장을 비롯한 당직 개편안을 의결했다. 신임 전략기획본부장에 김재원(재선·경북 군위·의성·청송) 의원, 대변인에는 유일호(재선·서울 송파을) 의원이 발탁됐다. 여성 대변인엔 민현주 의원이 유임됐다.
사무부총장과 홍보본부장, 여의도연구소장 등 황 대표에게 추천 권한이 있는 후속 인선은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홍 사무총장은 탈당과 복당을 거듭하면서도 일관되게 박근혜 대통령의 곁을 지킨 측근 중의 측근이다. 11, 12대에서 민정당 국회의원을 지낸 홍우준 전 의원의 아들로 1996년 지역구를 물려받아 15, 16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2006년 ‘수해 골프’ 사건에 연루돼 당에서 제명됐으나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 대통령을 외곽에서 도왔다. 이때 인연으로 지난해 복당해 경기 의정부을 지역구에서 3선에 성공했고 대선에서 중앙선대위 조직본부장을 맡아 창업 공신이 됐다.
전략기획본부장에 임명된 김 의원 역시 선대위 대변인을 지낸 친박이나 ‘취중 막말’ 논란으로 중도 하차한 바 있다. 유 대변인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박 대통령을 보좌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의 경제통으로 고(故) 유치송 전 민주한국당 총재의 아들이다.
황 대표는 국민일보 기자와 만나 “이번 인선은 주류와 비주류의 안배”라고 설명했다. 특히 사무총장 임명 배경에 대해선 “역대 집권 초반에는 예외 없이 대통령의 측근들이 맡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변의 추천이 많았다”고 말해 친박 진영의 뜻이 관철됐음을 숨기지 않았다.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공천업무를 맡고 당의 조직, 자금을 관리하는 사무총장의 역할을 고려했을 때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대변인을 비롯한 다른 당직에도 박 대통령과 지근거리에 있던 인사를 임명한 것도 ‘원활한 국정운영’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무부총장 등 남은 인선에선 비박(非朴·비박근혜) 인사를 기용할 뜻을 내비쳤다. 황 대표는 이를 위해 사무처를 3부총장 체제로 개편할 방침이다. 제1부총장엔 원내 재선급 의원을 임명하고 2부총장엔 원외 인사를, 3부총장은 여성 의원을 임명한다는 복안이다.
여성 사무부총장에는 사무처 출신으로 비박이면서 부산·경남 지역구를 가진 김희정(재선·부산 연제) 의원이 물망에 오른다. 황 대표는 여의도연구소장의 경우 국책연구소 경험이 있는 인사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해 조세연구원 출신의 비례대표 초선인 김현숙, 안종범 의원 등이 발탁될 가능성이 있다.
당 지도부가 친박 중심으로 채워짐에 따라 원내지도부 구성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당초 원내수석부대표에 친박 윤상현(재선·인천 남구을) 의원이 유력했으나 김성태(재선·서울 강서을)·김세연(재선·부산 금정)·조해진(재선·경남 밀양) 의원 등 비박 인사들이 같이 검토되고 있다.
최 원내대표가 21∼22일 친박 또는 비박 출신 원내수석부대표를 결정하면 이와 교차해 부총장 인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