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엔저 충격 완화 노력할 것”
입력 2013-05-20 18:20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급격한 엔저 상황에 ‘구두 경고’를 하고 나섰다. 향후 환율 급변동과 관련해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할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현 부총리는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엔저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빨리 진행되고 있다”며 “환율 변동과 관련해 정부가 완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엔저를 지나가는 현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 부총리의 발언은 향후 외환시장에 좀 더 적극적인 개입을 하겠다는 정부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엔저가 이어지면서 수출 중소기업의 피해가 누적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1일 열린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수출 중소기업에 11조1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대책을 발표하는 등 엔저 대책에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외환시장에서 직접 대응을 하지 않으면서 엔저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 제기됐다.
현 부총리는 “모든 면에서 집행과 점검에 초점을 맞추려 하고 있다”며 “정책이 어떻게 이행되고 있는지 어떤 임팩트를 주는지 체크하는 것이 현장 중심 경제”라고 말했다.
이어 “엔화뿐 아니라 원화도 절하되고 있지만 엔화의 절하 폭이 원화보다 크다”고 덧붙였다. 원·엔 환율 쏠림현상으로 수출 중소기업 지원 대책의 효과가 반감되지 않도록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현 부총리는 거시건전성 3종 세트(선물환포지션 제한, 외국인채권투자 과세, 외환건전성 부담금)를 강화할 것이냐는 질문에 “3종 세트 강화 조치는 고민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현 부총리는 복지재원 135조원과 관련해 증세에는 부정적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현 부총리는 “세금을 올리면 소비가 줄어들고 경제가 위축된다”며 “증세는 경제와 역행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하경제 양성화 노력을 더 해볼 여지가 있어 증세부터 하자는 건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세종=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