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계보를 잇는 또 다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억만장자가 탄생할 전망이다.
새로운 IT 신화의 주인공은 마이크로 블로그 ‘텀블러(Tumblr)’를 만든 데이비드 카프(26·사진)로 고등학교 자퇴가 학력의 전부다. 뉴욕 맨해튼 출신인 카프는 15세에 학교를 그만두고 3년간 홈스쿨링으로 집에서 공부했다. 11세에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독학한 그는 17세에 혈혈단신 일본까지 건너가 프로그래밍을 배울 정도로 의욕이 넘쳤다.
21세 카프는 대학 캠퍼스의 낭만을 즐기고 있을 나이에 컨설팅 업체 ‘데이빗빌’을 창업해 운영하다 2007년 맨해튼의 작은 아파트에서 텀블러를 만들었다.
텀블러는 블로그와 SNS가 모두 가능한 서비스다. 트위터처럼 글 위주로 만들어갈 수 있고, 페이스북처럼 사진을 중심으로 꾸밀 수도 있다. 텀블러는 이런 카멜레온 같은 매력으로 전 세계에서 1억78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공전의 히트를 쳤다. 현재까지 올려진 게시물이 506억건에 이르고 최근 한 달 트래픽 수가 1억1700만건을 넘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IT 전문지 시넷(Cnet)에 따르면 인터넷 대기업 야후는 이사회를 열고 텀블러를 11억 달러(약 1조2000억원)에 ‘현찰 매입’키로 결정했다. SNS 사업 분야가 최대 취약점으로 지적됐던 야후가 텀블러의 가능성에 주목한 것.
카프는 그동안 서부 실리콘밸리 업체들의 수많은 인수 유혹을 뿌리쳤다. 이유는 3년 전 가디언 인터뷰에 나온다. “23세 나이에 노력 없이 부자 되기는 싫어요.”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인터뷰에서는 광고를 거절해온 데 대해 창의성과 커뮤니티를 잃어버릴 것을 우려했다며 플랫폼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지난해 증시 공모가를 부풀려 아직도 슬럼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저커버그와 비교된다.
필요한 것만 갖자는 ‘미니멀리스트’ 카프는 여전히 아파트 거실에 TV와 소파만을, 침실에도 침대와 옷장 하나만 둘 것으로 보인다. 값싼 오토바이로 출퇴근하며 틈틈이 세계여행을 떠나는 생활 방식도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고교 자퇴 텀블러 창업자 26세에 1조2천억 돈방석
입력 2013-05-20 1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