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의류 노동자 “공장 해외이전 걱정”

입력 2013-05-20 17:53

최근 건물 붕괴 사고로 1100여명이 사망한 방글라데시에서 의류 노동자들은 허술한 안전기준과 낮은 임금 등 열악한 노동 환경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남아프리카공화국 의류 노동자는 친노조 성향의 집권당과 가파른 임금 상승 때문에 공장이 주변국으로 이동할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최근 보도했다.

남아공 정부는 자국 의류 산업 노동자들이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국가에 비해 양질의 노동 환경에서 일한다고 자부한다. 집권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는 노조와 긴밀히 연대하고, 노동법은 단체교섭을 중시한다. 노동부가 ‘협상 위원회’를 열어 노조와 기업 간 임금 협상을 중재할 수 있고, 최저 임금도 결정한다. 그러나 단체교섭으로 인한 중소 의류 공장의 불만도 만만치 않다. 대규모 공장과 집권당이 협상한 임금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남아공 최저임금은 한 달 238달러로 방글라데시(38.5달러)나 캄보디아(80달러)에 비해 월등히 높다. 다른 아프리카 국가와 비교해도 2배가량 높다. 특히 의류 공장주들은 2000년부터 임금은 53% 상승한 반면 생산성은 41% 감소했다고 주장한다. 수십년간 남아공 의류 공장 노동자의 4분의 3이 감소할 만큼 공장들이 점차 인접국인 레소토, 스와질란드, 모리셔스로 옮겼다는 것이다.

노동 전문가인 노안 샤프는 “남아공 노동계의 단체 교섭이 거대 공장에는 괜찮을지 모르지만 중소 공장을 해치고 있다”면서 “협상 위원회가 공공 이익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비현실적일 만큼 높은 임금을 중소 공장에 강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자들의 걱정도 직장을 잃는 것이다. 남아공 뉴캐슬 지역의 골드핀치 의류공장에서 매일 9시간씩 일하는 신디시줴 즈웨인은 “물론 더 많이 벌어 빵 반 조각보다 한 조각을 받길 원한다”면서도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반 조각이 낫지 않느냐”고 말했다. 의류 공장 밀접지역인 뉴캐슬에서는 지난 10년간 노동자들의 절반이 직업을 잃었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