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순천만 정원박람회 성공이 말하는 것
입력 2013-05-19 18:59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가 연일 관람객 몰이를 하면서 지방자치단체 경제 살리기의 좋은 모범사례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20일로 개장 한 달을 맞는 국제정원박람회의 누적 입장객은 19일 현재 15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보도됐다. 특히 지난 17∼19일 황금연휴 3일간 30만명에 가까운 특수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10월 20일 박람회 종료 때까지 184일간 목표 관객 400만을 넘어 600만 명 이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루 입장권 판매 수익금만 3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외의 벤치마킹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국제정원박람회는 인간과 자연, 도시와 습지가 공존하면서 만들어낸 가치를 세계인이 함께 누리기 위한 생태 축제다. 150년 역사의 국제정원박람회가 순천시에서도 성공한다면 그 일등공신은 역시 순천만일 것이다. 박람회 관객 다수는 박람회만 보는 것이 아니라 매년 200만 명 이상이 찾는 순천만 관광도 하려고 순천을 방문하는 것이다.
생태도시를 표방하는 순천시는 이번 박람회 개최 이전에도 순천만 살리기를 통해 우리나라 생태관광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호평을 받아 왔다. 순천만은 26.5㎢에 이르는 넓은 갯벌, 철따라 빛깔을 달리하며 장관을 이루는 갈대 군락지 5.6㎢ 및 천연기념물인 흑두루미를 비롯해 철새 235종 등의 빼어난 관광자원을 갖추고 있다. 순천만 보전을 위해 순천시는 흑두루미의 비행에 위험요인으로 지목된 전봇대 282개 제거, 순천만 입구 대대포구의 음식점들의 외곽 이전 등 갖은 노력을 다 기울였다. 그 결과 순천만을 찾는 흑두루미는 10년 만에 660여 마리로 10배 늘었다. 이번 박람회도 도시 팽창이나 개발로부터 순천만을 영구히 보전하고 그 외연을 확대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다. 42만5000그루의 각종 수목, 622종 200만 본에 이르는 초본을 보유한 식물원은 행사 후 버려지거나 철거할 시설이 아니라 세월이 흐를수록 더 풍성해지면서 순천만의 가치를 더욱 더 빛낼 것이다.
순천시는 박람회 전체 경비의 대부분인 2455억원을 투입했고, 1조3000억원의 생산유발, 6700억원의 부가가치, 1만1000개의 일자리 창출 등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른 도시들이 갯벌을 매립하고 산을 깎아 공장과 아파트를 짓는 동안 순천시는 갯벌을 복원하고 보전해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모델을 만들었다. ‘잘 보전한 자연자원 하나가 열 공장 부럽지 않다’는 말이 나올 법하다. 다른 지자체들도 ‘묻지 마’식 걷는 길 조성, 지역특산물 축제 등 미투(me too) 전략을 버리고, 내세울 만한 자연자원이 있다면 그것을 보전하는 길을 우선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