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올리브유 그릇 사라져요”
입력 2013-05-19 18:46
유럽 음식점에서는 별도 용기에 담긴 올리브유를 볼 수 없게 된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최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내년 1월부터 전체 회원국 식당에서는 EU 등록 업체가 제조한 규격 용기에 담긴 상태로만 올리브유를 손님에게 제공하도록 조치했다. 하자가 없는 올리브유라도 재활용 용기에 담아 제공할 수 없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소량 생산된 질 좋은 기름을 내놓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이번 조치는 음식점의 위생을 개선하고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포르투갈 등 제조업체의 경영난을 해결할 목적으로 도입됐다. 제조원 추적이 불가능한 질 낮은 기름을 사용하는 사례가 증가해 시장을 교란한다는 제조업계의 불만을 받아들인 것.
EU 관료들은 “소비자로서는 제조사를 확인할 수 있어 안심하고 올리브유를 먹을 수 있고, 규정된 용기만 사용함으로써 위생 문제도 해결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가내공업 방식으로 제조된 질 좋은 제품마저도 금지한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관료주의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영국의 음식비평가 샘 클라크는 “고객을 위해 더 좋은 재료를 확보할 식당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며 “소규모 공장들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