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 호도반도서 발사… 300㎜이상 신형 방사포 가능성
입력 2013-05-19 18:16 수정 2013-05-19 22:13
18~19일 이틀 연속 발사된 4발의 북한 단거리 유도탄(발사체) 사거리와 최대 고도 등이 기존 유도탄 정보와 전혀 다른 것으로 밝혀져 북한이 새로운 무기를 시험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19일 “이번에 발사된 유도탄은 기존 무기들과 다른 궤적을 보였다”며 “북한이 신형 대구경 방사포와 신형 지대지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전날 단거리 유도탄 3발을 강원도 원산 인근 호도반도에서 동해 북동쪽을 향해 발사했다. 북한은 오전 8∼11시에 2발, 오후 2∼3시에 1발씩 각각 다른 종류의 유도탄을 발사했다.
유도탄들은 사거리가 100㎞를 넘었고 최대 고도가 30㎞에 달한 것도 있었다. 19일 오후 3시에도 1발을 같은 방향으로 추가 발사했다. 북한이 이틀 연속으로 발사체를 발사한 것은 지난해 3월28∼29일 KN-02로 추정되는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1년2개월 만이다.
신형 무기 시험 했나=군 관계자는 “이지스함과 정찰위성을 통해 궤적과 영상을 확보했다”며 “사거리와 고도가 기존에 확보된 자료와 달라 신형무기로 보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3발의 발사체 가운데 적어도 한 발은 300㎜ 이상의 대구경 방사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동안 북한이 기존 240㎜ 방사포보다 사거리를 2배 이상 늘린 300㎜ 방사포를 개발했다는 설이 있었지만, 실전배치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었다. 따라서 이번 발사체 중 최소한 한 발이 대구경 방사포의 실전배치 전 성능시험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는 수도권 이남을 위협하는 새로운 북한 무기체계가 출현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300㎜ 대구경 방사포는 러시아가 1987년 실전배치했으며 300여문이 운용된다. 인도와 중국도 사용한다. 우리도 90년대 중반 ‘불곰사업’ 추진 시 300㎜ 방사포를 구입하려 했으나 러시아의 거부로 무산됐다.
북한이 중국의 기술을 도입해 이 방사포를 개발했을 가능성도 높다. 이번 발사에서 300㎜ 방사포 추정 발사체의 탄착점이 비교적 정확했던 것으로 봐 유도기능도 일부 갖췄을 수 있다. 방사포는 미사일과 달리 한꺼번에 여러 발을 발사할 수 있다.
신형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 KN-09도 발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군 관계자는 “이번에 발사된 단거리 유도탄은 기존 KN-02와 사거리와 고도가 다 달랐다. KN-09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KN-09은 KN-02를 개량한 것으로 북한은 올 들어 2월과 4월 KN-02를 시험 발사했다. 최대 사거리는 120㎞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사거리 100㎞ 정도의 단거리 발사체를 집중 발사한 것은 수도권을 타격할 정밀도 높은 무기를 개발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이 무기를 휴전선 인근에서 쏘면 서울 용산에서 이전하는 경기도 평택 미군기지까지도 타격이 가능하다.
새 발사장소 호도반도=3발의 단거리 유도탄이 발사된 지역은 호도반도로 확인됐다. 이곳은 중거리 미사일인 무수단의 이동식 발사대가 배치된 동안만을 접하고 있다. 그동안 북한은 이보다 남쪽인 강원도 안면군 깃대령에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해 왔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북한문제전문가는 “호도반도는 깃대령보다 공해까지 거리가 길기 때문에 기존 미사일보다 사거리가 늘어난 방사포와 KN-09을 시험하기에 더 적절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