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대사에 듣는다] ① 위성락 주러 대사
입력 2013-05-19 18:10
“동북아평화협력구상에 러시아 정부 큰 관심”
위성락(59·사진) 주러시아 대사는 19일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8일 미국에서 천명한 ‘동북아평화협력구상’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관심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20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박근혜정부 첫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차 귀국한 위 대사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이 자국의 구상과도 공통점이 많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위 대사는 “러시아는 동북아평화협력구상과 유사한 동북아다자대화협력의 워킹그룹 의장을 맡고 있고, 동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을 주요 협력 상대로 여기고 있다”며 “북한 도발에 대해선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핵심 국가와 협조하는 노력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러 정상회담의 연내 개최 가능성에 대해 “9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맞춰 박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형식은 아직 협의 중이지만 그때 만나게 될 것이라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G20 정상회의는 9월 초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릴 예정이다.
위 대사는 한·러 관계 주요 발전방안 중 하나로 비자면제 프로그램 추진을 꼽았다. 90일 이내 단기체류일 경우 비자 발급 없이 양국 출입국이 가능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는 “최근 1년 동안 양국 간 여러 노력이 있었고 현재로선 연내 타결을 목표로 힘쓰고 있다”며 “관련 협의가 서울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새 정부 국정과제 중 하나인 한·러 간 ‘유라시아 파트너십’ 구축 방안과 관련해선 “현실적 제약도 있고 투자 우선순위가 있긴 하지만 다양한 아이디어와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노력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위 대사는 러시아가 미국 중국 등에 비해 북한 문제에서 뒤로 물러서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러시아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와 그 여건을 조성하는 데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며 “앞으로 적절한 시기에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연내 러시아 방문 가능성은 낮게 내다봤다. 그는 “북한 일을 예측하는 것은 리스크가 큰 일”이라면서도 “북한의 (핵실험) 도발 후에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등을 통해 입장을 표명하고 북한 반응이 어땠는지 본다면 가까운 시일 내 김 제1위원장의 방문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위 대사는 외교부 내 대표적인 북미·북핵 라인이다. 북미국장, 주미공사,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을 역임한 뒤 2011년 11월 주러 대사로 부임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