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던 코스피… 훈풍 불까
입력 2013-05-19 18:14
일본과 미국 주식시장의 거침없는 상승세에 코스피도 동참할 수 있을까. 증권가는 “악재는 다 지나갔다”며 하반기 시장 동향을 다시 긍정적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자산운용사 뱅가드펀드의 국내 주식 청산 절차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고, 발목을 붙잡던 엔저 현상은 감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주요 근거다.
19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뱅가드펀드는 국내 주식의 예정 매도 물량 가운데 72%가량을 처분한 상태다.
뱅가드는 올해 초부터 6개 신흥국 펀드의 기준 지표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서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로 바꿨다.
한국 주식시장은 MSCI 지수에서는 신흥국에 해당하지만 FTSE 지수에서는 선진국에 분류돼 있다. 이에 따라 뱅가드는 연초부터 국내 주식투자 물량 청산을 시작해 오는 7월까지 총 9조4000억원의 자금을 빼내갈 예정이다.
뱅가드의 청산 작업이 70% 이상 완료되면서 증권가는 부담을 많이 덜었다는 표정이다. 추가적으로 빠져나갈 물량에 대한 불안감보다는 매수세의 유입 기대감이 커졌다는 것이다. 임은혜 삼성증권 연구원은 “뱅가드펀드가 향후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용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매물 압박이 완화될 것”이라며 “국내 증시의 우상향 흐름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코스피지수에 악재로 작용하던 엔저 현상도 잠잠해질 것이라는 시각이 커졌다.
김유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주 22일 열리는 일본 중앙은행(BOJ) 회의에서 특별한 새 정책 발표는 없을 것”이라며 “엔화 하락 폭이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임정석 BS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달러 환율 하락 흐름이 정책당국의 의지를 너무 빠르고 강하게 반영하고 있어 속도 조정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증권가는 세계적인 금리인하 분위기와 선진국의 국채금리 상승 분위기, 신흥국 주식에 대한 매력 증가 등의 흐름이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하반기에는 북한 리스크가 줄어들고, 기준금리 인하와 추가경정예산 등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드러나기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신한 금융시장포럼’을 열고 코스피지수가 올 하반기 1900∼2250포인트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NH농협증권도 하반기 코스피지수는 박스권을 뚫고 2150선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