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게 만난 강對강 원내대표… ‘3대 변수’에 돌부리들 투성이

입력 2013-05-19 18:11 수정 2013-05-19 22:22

여야의 새 원내사령탑인 새누리당 최경환,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19일 국회 사랑재에서 첫 공식회동을 갖고 생산적인 국회 운영을 약속했다. 각종 국회쇄신법안 신속처리도 다짐했다.

그러나 첫 회동의 웃음소리가 지속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두 원내대표가 가진 강경 성향, 경제민주화 시각차, 여야 내부의 권력 재편 가속화 등 3대 변수들이 양측의 충돌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양측은 ‘강(强) 대 강(强)’의 조합이라는 인상을 지우려고 노력했다. 최 원내대표는 “저도 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로 야당의 발목잡기는 안 되지만 손목은 언제든 내줄 수 있다”고 했고 전 원내대표는 “강 대 강으로 너무 뜨거워질까봐 (오늘 날씨가) 살짝 비를 뿌려 식혀주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응수했다.

최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말하는 강함은 이슈를 여당이 끌어간다는 의미이지 여야 협상에서 강하다는 뜻은 아니다”라는 추가 설명도 내놨다.

그러나 최 원내대표는 보수적 원칙을 중시하는 현 정부의 개국공신이고 전 원내대표는 그동안 여당과 각을 세우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정면 대치를 우려하는 관측이 적지 않다.

특히 다음달 3일쯤 시작될 6월 임시국회의 최대 이슈인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을 놓고 시각차가 크다. 전 원내대표는 회동에서 “야구에서 밀어내기 상태를 오래 방치하면 대량 실점으로 이어진다”며 신속한 입법을 주장했다. 반면 최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야당은 지금 삼라만상을 전부 경제민주화로 몰고 가고 있다.

대선 공약에 포함된 경제민주화법은 해야 하지만 무엇이든 경제민주화법에 포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두 원내대표는 유통업체의 대리점 ‘밀어내기’(강매) 등 ‘갑(甲)의 횡포’를 막기 위한 경제민주화 입법 수위에 온도차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동에서 가계부채, 가습기 살균제 피해, 가맹점 불공정거래 문제 등 3대 청문회와 진주의료원 사태 국정조사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킬지는 또 다른 핫이슈다. 여당은 부정적 기류가 강하고, 민주당은 노동계와 함께 적극적인 이슈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최 원내대표는 “회사 보수규정이 다양해서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일괄적으로 포함하면 엄청난 혼란이 초래된다”며 “(최근 논란은) 명확한 기준이 없어 생긴 문제로 시행령에 넣으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모두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서 주류의 분화, 비주류의 반격 등 당내 파워게임이 가시화된 점도 두 원내대표들의 행보에 적잖은 부담이다. 새누리당의 경우 최 의원이 8표 차이로 신승한 것을 놓고 친박(親朴·친박근혜) 주류 사이에서 힘겨루기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PK(부산·경남) 출신의 김무성 의원과 서병수 의원, TK(대구·경북) 출신의 유승민 의원 등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민주당은 친노(親盧·친노무현)·구주류가 반격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상황이다.

엄기영 임성수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