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사유 ‘돈 문제’가 1위… 불황에 성격차이는 옛말

입력 2013-05-19 18:02


과거 부부가 헤어지는 가장 흔한 이유는 ‘성격 차이’였다. 최근에는 ‘돈 문제’가 ‘성격 차이’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변하지 않는 건 바람기였다. ‘배우자의 외도’는 예나 지금이나 파경 이유 2위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2년 이혼하거나 별거한 기혼여성 604명을 조사해 19일 발표한 연구보고서 ‘혼인실태와 가족주기의 변화’를 보면 파경에 이른 첫 번째 이유는 ‘경제문제’였다. 네 쌍 중 한 쌍 이상(26.1%)이 돈 문제로 다퉈 결국 갈라섰다. 다음은 ‘배우자의 외도’(24.1%), ‘성격차이’(22.2%), ‘학대·폭력’(12.9%), ‘가족부양의무 불이행’(11.1%), ‘가족 간 불화’(2.3%) 등 순서였다.

보건사회연구원이 2009년 실시한 조사에서는 파경 사유 1위가 ‘성격차이’(28.6%)였다. 반면 ‘경제문제’(22.8%)는 ‘배우자의 외도’(25.2%)에 이어 3위에 그쳤다. 돈보다는 마음이 안 맞아 헤어진 부부가 더 많았다는 뜻이다. 이어 ‘가족부양의무 불이행’(10.6%), ‘학대·폭력’(7.4%) 등이 차지했다.

연령대별 차이도 분명했다. 30대는 ‘배우자의 외도’ 때문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은 반면, 40∼50대 이상은 ‘경제문제’가 제일 컸다. 또 결혼기간이 짧을수록 바람피우다 헤어진 커플이 많았고, 20년차 이상 오래 산 아내일수록 돈 때문에 남편과 헤어지는 비율이 높았다.

헤어진 부부 열 쌍 중 여덟 쌍 이상은 아내(82.9%)가 먼저 결별을 선언했다. 남편은 15.1%, 시부모나 친정부모가 나서는 경우는 극소수(2.0%)였다. 특히 40대(86.5%)와 50대 이상(86.4%) 아내의 경우 이 비율은 더 높았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