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 진화] 스마트폰 ‘톡톡’ 누르자 야쿠르트가 배달됐다

입력 2013-05-18 03:58


외근을 나간 직장인 김진영(32)씨가 스마트폰을 꺼냈다. 애플리케이션을 작동시키자 지도 위에 자신의 위치가 떴다. 그리고 자신의 위치 주변을 ‘야쿠르트 아줌마’들의 아이콘이 둘러싸고 있었다. 자신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야쿠르트 아줌마의 아이콘을 누르는 순간 야쿠르트 아줌마의 전화번호와 상세정보가 안내됐다. 10여분 뒤 김씨 앞에 진짜 야쿠르트 아줌마가 나타났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유산균 음료를 받을 수 있었다.

평소 김씨는 장 건강을 위해 회사 사무실로 유산균 음료를 배달시켜 먹었다. 하지만 외근이 잦아 빠뜨리는 날이 많은 게 늘 아쉬웠다. 김씨의 고민을 해결해 준 것은 한국야쿠르트가 선보인 ‘스마트 고객센터 앱’이었다.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이 3500만대를 넘어서면서 배달 서비스도 진화하고 있다. 앱만 설치하면 음식 주문부터 배달은 물론 배송 현황까지 확인할 수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이 앱을 통해 1대 1 모바일 채팅을 통해 전문상담원과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도록 했다. 간단한 문의사항은 문자메시지로도 빠르게 상담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사무실에서 정기적으로 제품을 받는 직장인의 경우 휴가를 떠날 때 배달을 중단해 달라는 메시지도 보낼 수 있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모바일 환경이 익숙한 젊은 고객들과 더욱 활발하게 소통하고,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스마트폰 전용 앱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배달서비스가 진화하면서 과거 ‘다방’에서나 있었던 커피 배달도 등장했다.

정통 에스프레소 전문점 엔제리너스커피는 17일부터 강남·서초 지역에서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선릉역점, 강남대로점, 신논현점, 역삼점, 포스코사거리점, 압구정로데오점, 압구정2호점 등 총 7개점에서 배달에 나섰다. 현재 배달 가능지역은 강남구 8개동과 서초구 3개동 및 송파구, 관악구 지역이다.

배달 가능 시간은 각 점포별 영업시간에 따라 다르다. 선릉역점과 강남대로점, 신논현점의 경우 24시간 배달도 가능하다. 배달 가능한 최소 금액은 1만5000원으로 정했다. 콜센터와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고 향후 모바일 주문도 계획하고 있다.

배달서비스를 위해 엔제리너스커피가 협력한 회사는 배달전문업체 ‘푸드플라이’다. 이 업체는 2년 전부터 강남·서초지역 음식점들의 배달서비스를 대행해 주고 있다.

주문만 대행하는 다른 서비스들과 달리 이 업체는 주문접수부터 배달까지 처리하고 있다.

특히 배달하는 ‘라이더’의 이동상황을 관제센터에서 체크해 라이더의 출발과 동시에 주문자에게 도착 예정 시간을 문자로 알려준다. 라이더는 물건을 전달한 뒤 관제센터에 배송 업무를 끝냈다는 상황까지 알리기 때문에 배달 오류를 염려할 필요도 없다.

스마트폰을 통한 배달 서비스가 진화한 분야는 외식업계뿐만이 아니다. 대형 슈퍼들도 모바일 쇼핑앱으로 주문을 받은 뒤 배송서비스를 하면서 매출이 급성장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출근길에 스마트폰을 이용해 장을 보는 이른바 ‘출장족’과 퇴근할 때 장을 보는 ‘퇴장족’ 덕에 모바일 매출이 급상승했다.

특히 롯데슈퍼는 지난 3월 안드로이드용 모바일앱을 내놓으면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저녁 7시까지만 주문하면 당일 배송도 가능하다는 게 주효했다. 롯데슈퍼는 올 연말까지 모바일 앱 사용자를 50만명까지 확보해 현재 전체매출의 2% 수준인 온라인과 모바일의 비중을 내년에는 5%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마트도 올해 모바일 쇼핑 매출 규모를 지난해의 57억원에서 10배 가까이 늘어난 500억원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는 1000억원, 2015년에는 2000억원으로 연평균 100% 매출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