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프리킥 추억속으로… 베컴 은퇴 선언
입력 2013-05-17 17:49
불세출의 축구 영웅 데이비드 베컴(38·파리 생제르맹)이 16일(한국시간)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고 발표했다. 그의 은퇴 소식에 영국은 물론 전 세계 축구팬들은 그림같은 ‘오른 발 프리킥’을 더이상 볼 수 없게 됐다는 사실을 아쉬워하고 있다.
18세이던 1993년 데뷔한 그는 20년간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로 군림했다. 잉글랜드 대표로 총 115회의 A매치 출전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알 마드리드, LA 갤럭시, 파리 생제르맹에서 뛰며 각각의 리그에서 정상에 올랐다. 잉글랜드, 스페인, 미국, 프랑스 4개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그가 유일하다. 그는 프로 통산 리그와 각종 컵 대회를 모두 더해 718경기에서 129골을 넣었다.
그는 또한 축구 선수가 어떻게 슈퍼스타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이기도 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전후해 베컴이 선보인 일명 ‘닭벼슬 머리’는 한때 세계적인 유행이었다. 그는 또한 천문학적인 돈도 벌었다.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5060만 달러(약 565억원)를 벌어 1위를 차지, 전 세계 축구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수입을 챙겼다. 하지만 천하의 베컴도 흐르는 세월 앞에 더 이상 버틸 순 없었다. 지난 1월 5개월 단기 계약으로 입단한 파리 생제르맹에서 13경기에 출전했지만 무득점에 그쳤다. 그는 은퇴를 결심한 배경에 대해“챔피언스리그에서 리오넬 메시가 나를 제치고 돌파했을 때였던 것 같다”며 농담을 던졌다. 그의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베컴은 오는 26일 로리앙과의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있다. 한편 그의 은퇴 이후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파리 생제르맹은 선수 생활 여부와 관계 없이 그에게 남아 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그는 2022년 월드컵을 치르는 카타르로부터 홍보대사직을 제안받았다. 친정팀인 맨유의 홍보대사나 코칭스태프를 맡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
윤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