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 사망 외 또다른 의심환자 숨진 것으로 드러나… ‘살인 진드기’ 불안한 황금연휴
입력 2013-05-17 17:37 수정 2013-05-17 22:42
‘살인 진드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살인 진드기에 물린 것으로 의심되는 70대 남성이 사망하고 의심환자가 더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17일은 마침 황금연휴가 시작되는 날이었지만 야외 나들이 계획을 취소하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온라인에선 사망자가 발생한 제주도 여행을 피하라는 조언도 이어지고 있다.
사망자 강모(73)씨 외에 질병관리본부가 조사 중인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SFTS) 의심 환자는 모두 9명이며, 이 중 1명은 이미 숨진 것으로 밝혀져 진드기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주부 김모(30)씨는 한 달 전부터 17~19일 연휴를 이용해 남편과 함께 다섯 살 아들을 데리고 충남 아산의 문화유적지를 방문할 계획을 세웠다. 기차표와 숙박시설을 다 예매한 상태였다. 그러나 살인 진드기 사망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바로 여행을 취소했다. 김씨 가족이 가려 했던 유적지는 입구부터 잔디가 깔려 있어 진드기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유난 떠는 것 아닌가 생각도 했지만 아이를 데리고 풀밭으로 여행 가는 게 너무 걱정스러웠다”고 말했다.
제주도 여행을 취소하는 이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주부들이 자주 찾는 한 인터넷 카페에는 ‘제주도로 태교 여행을 떠나려 했는데 진드기 때문에 취소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네티즌들은 임산부나 유아를 동반하는 경우 ‘제주도 여행 자제’를 권유하는 등 살인 진드기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다.
살인 진드기라 불리는 ‘작은소참진드기’가 강아지 고양이 등 애완동물에서도 발견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애완동물을 기르는 이들 역시 불안해하고 있다. 대학생 정모(25·여)씨는 연휴를 맞아 강아지를 데리고 서울숲에 소풍 가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또 애견용품 가게를 찾아가 벼룩, 진드기 등 해충을 방지해주는 스프레이를 구입하고 강아지에게 해충 방지 목걸이를 걸어주기까지 했다.
살인 진드기에 물릴 경우 치료용 백신이 없어 예방만이 최선인 상황. 네티즌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예방책을 공유하는 데 열을 올렸다. ‘진드기 예방법’이란 제목의 글에는 ‘위층 집에서 이불을 털 때 아래층으로 떨어질 수 있으니 창문을 꼭 닫고 살아야 한다’는 내용의 황당한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학생들의 야외활동에 비상이 걸리면서 교육 당국도 일선 학교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야외활동 시 돗자리를 이용하라’는 등의 주의 사항을 학생들에게 교육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유나 기자 민태원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