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계층 전용 고금리 적금 상품 확대키로

입력 2013-05-17 17:31


300여만명에 이르는 소외계층을 위한 연 6∼7%대 고금리 적금 상품을 확대하도록 금융당국이 독려하고 나섰다. 소외계층용 고금리 적금은 저신용 서민층을 위한 10%대 중금리 신용 대출 확대와 함께 서민 생활 안정화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17일 “사회공헌 차원에서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고금리 적금 상품을 확대하라고 시중은행을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황과 저금리 등으로 시중은행 수익이 다소 줄고는 있지만 어려운 시기에 더 힘든 건 소외계층이므로 이들에 대한 금리 우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소득과 신용도가 낮은 금융권 소외계층은 통상 300만∼400만명으로 추정된다. 은행권의 소외계층 적금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소년소녀가장, 북한이탈주민, 결혼이주 여성 등이 대상이다. 8개 시중은행이 취급 중인 이들 상품에는 지난달 19일 기준으로 2만8924명이 301억5400만원을 예치한 상태다. 1년 만기인 이들 적금은 세금 면제 혜택이 없지만 금리가 높아 만기 때 5.5∼7.5%까지 이자를 받을 수 있다.

기본금리와 우대금리를 합친 이자율은 KB국민은행의 ‘행복만들기’와 우리은행의 ‘희망드림’이 연 7.5%로 가장 높다. 현재 대부분 연 2%대인 1년 만기 일반 적금 금리의 2배가 넘는다. 대구은행 ‘행복동행’과 경남은행 ‘희망모아’, IBK기업은행 ‘신서민섬김’은 그 다음으로 높은 연 7.0%의 이자를 쳐준다. 이어 신한은행 ‘새희망’과 부산은행 ‘희망가꾸기’(각 6.0%), 외환은행 ‘1004 나눔’(5.5%) 순이었다.

국민은행은 최근 소외계층 적금의 기본금리를 4.0%에서 4.5%로 0.5% 포인트 올렸다. 가입 자격에는 근로장려금 수급자와 한 부모 가족지원 보호대상자를 추가하고, 월 납입 한도도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높였다. 다른 은행들도 연내 소외계층 상품의 가입 대상과 한도를 늘릴 예정이다.

금감원은 또 지난해부터 대출금리가 연 10%대인 중금리 신용대출을 출시토록 은행들을 압박하고 있다. 시중은행에서 연 10% 미만의 대출을 받지 못하는 저신용자들이 곧장 제2금융권의 연 20∼30%대 대출로 넘어가야 하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은행들이 적자를 내는 상품이라고 외면해 대출 잔액은 지난 3월 말까지 120억원에 불과했다.

금감원은 최근 은행에 중금리 대출의 대상과 한도를 확대하라고 재차 요청한 데 이어 이행 상황을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