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하! 호호호! 웃으면 건강이… 면역력 키우는 항암제 역할도

입력 2013-05-17 17:16

계속되는 불황과 힘든 일상…. 웃을 일 없는 세상이지만 가급적 많이 웃으려 노력하는 게 좋겠다. 웃음이 단순히 스트레스나 불안 해소 차원을 넘어 암, 통증, 심장질환 등의 예방·치료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박소영 간호사 연구팀이 17일 학술지 ‘임상간호연구’ 최신호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만성 염증성 장 질환자들(17명)에게 하루 30분씩 연속해서 다섯 차례 웃음치료를 시행한 결과, 불안 점수가 치료 전 평균 44.47점에서 치료 후 36.17점으로 뚝 떨어졌다. 반면 웃음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의 불안 점수는 측정 시점과 상관없이 거의 같았다. 웃음이 오랫동안 질병에 시달린 환자들의 두려움과 분노를 해소해 긍정적 마음을 갖도록 하는 데 적지 않은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웃음이 면역력을 키워주는 항암제 역할을 한다는 연구결과들도 있다. 일본 오사카 의대 연구팀은 웃음치료가 암세포를 잡아먹는 NK세포(자연살해세포)를 14% 증가시키고, 미국 하버드 의대 연구팀은 “1∼5분 정도 웃으면 NK세포가 5∼6시간 동안 지속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NK세포는 크게 웃으면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 ‘엔도르핀’에 의해 증가된다.

대암클리닉 이병욱(전 차의과학대 교수) 박사는 “엔도르핀은 마약성 진통제인 모르핀보다 훨씬 큰 몸속 천연 진통제 역할도 하는데, 통증이 심한 이들도 억지로라도 웃으면 이 엔도르핀이 분비돼 고통이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단, 순간적으로 살짝 웃는 것만으로는 엔도르핀이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하하하” 크게 소리 내 웃는 것이 중요하다.

이 밖에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웃음과 심장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 15초 동안 박장대소(拍掌大笑)하면 100m를 전력 질주한 운동 효과와 맞먹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크게 한번 웃으면 윗몸 일으키기를 25번 하는 효과와 3분 동안 노를 힘차게 젓는 효과도 있다.

이처럼 웃음치료 효과가 널리 알려지면서 최근 병원이나 보건소, 기업, 지자체 등에서 웃음 힐링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