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목회 어떻게 하나] 기도만 하나요, 컴퓨터·에어로빅 등 신나는 교회

입력 2013-05-17 17:04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한국교회에도 어르신 세대를 위한 맞춤형 목회의 필요성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다. 이미 몇몇 교회는 한국교회의 회복과 부흥을 위해 노인 목회에 대한 관심을 크게 높여가고 있다.

서울 수서동 남서울은혜교회는 65세 이상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10년째 ‘샬롬부’를 운영하고 있다. 샬롬부를 섬기는 하룡 목사는 16일 “은퇴 후 집에 머무는 65세 이상 성도들을 위해 교회에서 정기 모임을 갖고 있다”며 “당시 홍정길 담임목사도 어르신 성도들의 삶을 적극적으로 나누기 원해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진행되는 샬롬부에는 250여명이 참가하고 있다. 성경 공부를 중심으로 하되 자체 동아리(에어로빅, 성경 공부, 동요. 수지침, 컴퓨터 배우기)활동도 활발하다. 컴퓨터 동영상 대화, 문자·이메일 사용법 등 디지털 시대에 맞는 강좌도 하고, 한 달에 한 번 죽음, 구원 등 어르신들이 당면한 문제에 대한 외부 전문가 특강도 있다. 하 목사는 “어르신들은 육체적으로 힘든 것보다 영적으로 굉장히 힘들어 하신다”며 “이런 이유로 세대간 그룹간 소모임이 더욱 절실하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이 좋고 식사도 무료로 제공되니 믿지 않는 어르신들도 교회를 찾는다. 샬롬부가 전도의 통로가 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선한목자교회는 색다른 형태로 어르신 성도들을 섬긴다. 2010년 65세 이상 성도들로 이뤄진 갈렙교구를 편성하고 지혜자대학 사역을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해에는 이들을 중심으로 아예 갈렙교회를 세웠다. 교회안의 교회인 갈렙교회는 주일에는 선한목자교회 성도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매주 목요일 오후 1시에는 별도의 예배 시간을 갖는다. 400여명의 어르신 성도들이 실행위원회 기획위원회를 구성, 교회의 재정과 인사를 주도하고 목요밴드, 15개 학과가 개설된 지혜자대학, 통일을 위한 땅밟기 기도회, 열방기도 및 교회를 위한 기도, 전도, 국내외 선교 등의 사역을 하고 있다. 갈렙교회를 맡고 있는 정기연 목사는 “어르신들이 주체가 돼 자치적으로 사역하는 공동체”라며 “이분들이 기쁘게 다가올 수 있는 교회를 만들어나가는 것에 더욱 기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 고척동의 평화성결교회는 교회가 운영하는 실버대학을 선교의 기회로 삼은 것은 물론 지역 주민과 유대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실버대학생 150명 가운데 10명만 성도이고 나머지는 믿지 않는 주민들이다. 이들 중 매년 30∼40명 정도가 등록한다. 최종인 담임목사는 “복음을 전하고 유익한 프로그램으로 지역 어르신을 섬기기 위해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봄·가을 각각 12주 과정인 실버대학은 매주 화요일 열린다. 프로그램은 담임목사 말씀, 특강, 식사와 교제, 생활교육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구로구는 재정 지원을 하고 지역 주민들과 고척근린시장 상인들은 부식을 제공해 경제적 어려움도 겪지 않고 교회와 지역이 하나 되는 모범적인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최 목사는 “전도가 되니까 은혜스럽고 또 교회가 좋은 일을 한다며 주위의 칭찬이 많아 교회 이미지도 크게 좋아졌다”며 “큰 교회, 작은 교회 할 것 없이 이런 프로그램이 많아지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