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배아 복제 사상 첫 성공… 체세포 핵 이식 방법

입력 2013-05-16 21:05

미국 연구팀이 17년 전 최초의 복제 양 돌리를 탄생시킨 것과 똑같은 체세포 핵 이식 방법으로 인간배아를 복제하는 데 사상 처음 성공했다고 AP통신 등이 15일 보도했다. 이는 나중에 허위로 밝혀졌지만 2004년 황우석 박사가 시도했던 바로 그 방법이다. 이에 따라 인간 복제 가능성 논란이 다시 일 것으로 보인다.

오리건 과학대학의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박사는 건강한 여성들로부터 채취한 난자의 핵을 제거하고 그 자리에 유전질환을 가진 아이 1명과 태아들에서 채취한 피부세포를 주입, 모두 6개의 복제배아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고 과학전문지 ‘셀(Cell)’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피부세포가 주입된 난자에 전기충격을 가해 정자와 난자가 만났을 때처럼 수정이 이루어져 세포분열을 하게 만들었다. 이를 150세포 단계인 배반포까지 키운 다음 배아줄기세포를 채취해 줄기세포주를 수립했다.

이 배아줄기세포주는 근육, 신경 등의 다른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것으로 확인됐다. 미탈리포프 박사는 이 복제배아가 질병 치료 이외의 목적에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 복제배아를 대리모의 자궁에 이식하면 복제인간이 태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인간복제 가능성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원숭이 배아를 이용한 6년에 걸친 거듭된 연구를 통해 가장 효과적인 인간배아 복제 방법을 찾아낼 수 있었다. 미탈리포프 박사는 성공의 50%는 질이 우수한 난자를 얻는 것이고 나머지 50%는 세포핵을 제거한 난자에 체세포를 주입하는 타이밍이라고 밝혔다.

배아 복제의 성공으로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질병 치료 연구가 다시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난자를 얻는 일이 쉽지 않고 배아줄기세포를 얻기 위한 배아 파괴의 윤리적 논란 때문에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주춤한 상태에서 2007년 일본 교토 대학의 야마나카 신야 박사가 개발한 유도만능줄기세포(iPS)를 중심으로 주로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